Page 46 - David
P. 46

주었던  이  일과  연관  지어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정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기분이  안  좋았지만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사실,  이  일이  터지기  전에  바쿠를  떠나  한국이나  다른  곳으로
               가서  더  큰  변화를  모색하고자  마음  속으로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무렵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고,  이러한  상황은  하루  빨리  바쿠를  떠나기로  결정하는  데  가속도를  붙여주었다.

               사업이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고,  이제
               아제르바이잔을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할  즈음,  이런  일이  발생하니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어
               오히려 주께 감사했다.
               그  무렵,  브라질에  거주하는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1 백  년  된  구단주가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브라질뿐만  아니다.  파라과이,  알바니아,  터키,  카자흐스탄  등  점점  더  사업의  규모가  국제적으로
               커지면서  바쿠에서  각국을  비행기로  옮겨  다니기가  힘에  부치던  상태였다.  일명  ‘파익의
               고발사건’을  계기로  사업장을  터키의  이스탄불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하기

               그지없었다.  더  큰  비즈니스를  통해서  더  많은  나라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주고,  도움이  필요한
               손길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자로  살기를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는  이미  나의  길을  만들어가고
               계셨던 것이다.
               나의  분신처럼  여겼던  그를  미워할  필요도  볼  일도  없었기  때문에  심적으로  더욱  편해졌다.  물론
               마음이야  어찌  하겠는가?  그를  생각하면  아직도  밉다.  분노가  치미는  순간에  문득,  예수님도  가롯

               유다에게  배신당한  심정이  이러했을까  생각해보았다.  나는  예수님도  아니고  예수님처럼  마음이
               넒은  사람도  아니니  아직도  마음에서  완전히  비워내지  못해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그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내가  열정을  다해  제자로  키워보고  싶었던  사람이었기에,  이제는  그를  위해  기도한다.
               비록  거짓되고  신실하지  못한  사람이었지만,  그를  용서하기로  했다.  한  여인의  남편으로서,  한
               아들의 아버지로서 앞으로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한다.
               ‘왜  이런 일이 터졌을까?’

               하루는 기도하는데 이런  마음이 들었다. 순간,  성령께서  나무라는  마음의 소리를  들었다. 1 차적인
               문제는  내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업차  10 일간  브라질에  다녀온  다음날  아침에  출근했더니,
               사무실  청소가  하나도  안  되어  있었고,  인터넷도  끊겨  있었으며,  출근했냐는  인사조차  없었다.  그
               상황에  “이렇게  일하려면  나가라”고  심하게  나무랐다.  그랬더니  진짜  회사를  나가  버린  것이다.
               아마도  충격이  굉장히  컸던  모양이었다.  그  일로  마음이  상해서  곧바로  나의  신분과  NGO  통해
               불법으로  비자를  주었다고  고발을  한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고발  사건으로  인해  내  마음이

               불편해  있던  참에  그가  나의  돈  9 만  달러를  가지고  도망간  것이다.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몇
               년  동안  같이  일한  제자에게  관용을  베풀지  못한  나의  잘못도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부모  같은  나를  고발하고,  돈을  가지고  도망간  것은  결코  현명한  행동이
               아니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  이런  일들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선교지에서  수많은
               선교사들이  겪게  되는  일들  중  하나가  아닐까!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선교사들이  있다면  그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고,  아니라면  이러한  경우도  있음을  알려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풀어보았다.

               아제르바이잔에서의 13 년의 삶을  접고 더 큰 사업을 위해  베이스를  옮기려니 마음이 서글퍼진다.
               물론,  아제르바이잔에서의  사업을  영영  접고  떠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빈  손에  오직  비전  하나
               품고  열심히  일했고,  많이  울기도  또  힘들어  하기도  하며  또  다른  최웅섭을  일구어왔던  나라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