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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도시로  갔다.  출발하기  전  시장실에  전화하여  방문하겠다고  미리  약속을  받아  두었다.    묻고
               물어  공장에  도착하니  규모가  대단한  공장이었다.  현지인들  수십  명이  일하고  있었으며,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  여자가  통역을  하는  방식으로  공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한국사람이
               수도도  아닌  지방에서,  언어도  안  되고  살기  쉽지  않은  지역에서  이렇게  큰  사업을  하다니,

               사업가로서  대단히  도전  받는  느낌이었다.  사무실에서  만나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힘들어  죽을
               지경이란다.  시청,  경찰서,  세무서  등등  하루에도  5~6 명씩  찾아와  뇌물을  요구하고,  전기세나
               수도세, 가스세 등을 꼬투리로  잡아 괴롭히는 탓에  사업을 제대로  하지 못할  지경이란다.
               “내가 지금  시장실로  가니까 기다리세요.”
               이야기를  듣고  너무  화가  난  나는  당장  시장  비서에게  전화했고,  곧바로  출발했다.  감초공장
               사장과  함께  시에  도착하자  시장  비서가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장을  만나  차를  한  잔
               하며  근황을  묻고  인사를  나누었다.  그런데  시장이  본론은  이야기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만  하는

               나에게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왜 그렇게  안절부절  하십니까?”
               “나를 만나러 온 이유가  있을  텐데 말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만 하니  불안해서요.”
               “제가 오늘  데리고 온 이  분을  혹시 아세요?”
               “모르겠네요.”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는  듯한  시장에게  나는 그 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전기세를 3~4 배로 받아  가고, 온갖 뇌물을 달라고  찾아와서 사업을 못할 지경이랍니다.”
               “무슨 소립니까?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시장의 항변에  나는 사정을 얘기하며 또 한 차례  부탁했다.
               “이  사람이  이곳에  사업장을  열어서  1 백여  명이  일을  하고  있고,  시에  꼬박꼬박  세금을  내니
               시로서도  좋잖아요.  한국사람  덕분에  시가  두루두루  혜택을  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잘 감시해주십시오.”

               그  날의  방문  이후로도  여러  번  전화해서  확인해보았다.  감초공장  사장  말로는,  내가  다녀간  뒤로
               괴롭히던  사람들  발길이  끊겼다며  고맙다고  했다.  사업해서  얻은  수익금으로  컴퓨터를  지원하는
               등  여러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온  덕분에  이  일을  수월하게  해결해줄  수  있었던  것에
               스스로  대견해하기도  했다.  이런  영향력은  비즈니스를  통해  아제르바이잔  국가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고, 그 영향력이  다시 바탕이  되어 오늘의  나를 만들어주었다.



               실패한 프로젝트가
               남긴
               집념과 오기
               아제르바이잔에는  ‘낙츠반  주’라는  자치구가  하나  있다.  아르메니아와  접경지대에  있는  이
               지역은구소련시절  당시의  소련정부가  갈라놓은  것이다.  구소련이  무너질  무렵,  대우그룹의
               대우전자가  이곳에 전자  교환기 10 만  회선을 설치하기로 했다.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당시에

               직접  찾아와  10 만회선  전자  교환  EDCF 자금으로  설치를  계약하고  진행하였는데,  설치  도중에
               대우그룹 부도사태가  발생했다. 그 바람에  사업은 완료되지 못한 채 중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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