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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정보통신부가  이  미완의  사업을  나에게  완료해달라고  부탁해왔다.  정보통신부
               장관과  차관이  나에게  신세  진  일이  있어  ‘낙츠반  신설  전자교환기’  사업을  의뢰해온  것이다.
               기꺼이  수락을  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하여  한국의  모  대기업과  MOU 를  맺었다.  더불어
               여러  통신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한국에도  수십  번  오가는  등  일을  추진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완료되지  못하고  진행  중에  있다.  한국
               모  대기업의  고가  정책으로  아직도  실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  장관이  직접
               부탁한  사업이라  최선을  다해  완공시키고자  했으나,  대기업의  높은  가격정책에  밀려
               지지부진하게 되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후에  낙츠반  주  정부에서  추진하는  또  다른  사업,  태양광발전  사업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아쉽게도,  이  사업  역시  한국  대기업들의  마인드  부족으로  아직까지  성사되지  못해  실패한
               프로젝트로  남기게  되었다.  주어진  모든  사업을  거침없이  성사시켜  오다가  이  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유일하게  실패한  사업이라는  오점을  남기게  되었지만,  일의  실패  이후로  얻은  점이
               하나  있다.  반드시  덩어리  큰  기업들만  큰  프로젝트를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같이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도  역량과  감당해낼  마음가짐만  흔들림  없다면,  얼마든지  큰
               프로젝트를  도맡아  해낼  수  있으리라는  집념과  오기가  생겼다.  이런  깨달음은  훗날  아주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회오리처럼  대형  프로젝트들이  쉬지  않고  몰려왔을  때,  힘겨움과  초조함과

               고통을 넘겨가며 보기 좋게 완수해내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국가  랜드마크
               바쿠엑스포센터

               초대형 회전 전광판
               2009 년  12 월,  여느  해처럼  큰  일  없이  연말로  향해가고  있었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낯선  여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데이빗  최인가요?”
               “그렇습니다만.”
               그러더니,  어디론가  속히  오라는  것이었다.  통화음질이  안  좋아  어느  장소를  말하는지  듣지  못한

               채 전화가 끊어졌다. 집에  도착하자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영부인  비서입니다. 지금  속히  만났으면  합니다.”
               그녀가 말해준  사무실로  찾아가니,  한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초대형  전광판을  설치해야  하는데,  영부인께서  이  프로젝트를  데이빗에게  의뢰하라고  하셨습니다.
               내년  5    월  말까지  완공해서  6           월  1   일부터  4     일까지  열리는  바쿠석유가스전시회  때
               개막해주십시오.”
               짧은  기간에  그토록  큰  사업을  완수하라니,  황당하기  그지없는  프로젝트였다.  동시에  욕심을  안낼

               수  없는  큰  프로젝트기도  했다.  앞으로  남은  기간  5 개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들이  제시한
               전광판  디자인  콘셉트  또한  전혀  아니다  싶었다.  우선  현장부터  방문해보자고  했다.  현장은  공항
               근처에  위치했다.  전광판이  세워질  곳은                   2010  바쿠엑스포센터  중앙에  위치하는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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