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자치분권_본문_조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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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관련된 것만큼은 어린 막내아들의 의견을 존중해주었다. 필
자가 졸라 소년 조선일보, 소년 동아일보 등을 구독해 봤다. 가끔씩 시
골집에 오는 대학생 형이 신문을 보는 모습에 동경이 있었나 보다. 소
년지였으니 대단한 내용을 접한 것은 아니었지만 성장해 보니 ‘텍스트
읽기’ 능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준 것 같았다. 소년소녀 보이스카
우트가 멋있어, 가입해 활동했다.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이 허락해주지
않았는데 필자는 오히려 아버지의 독려를 받았다. 30여 가구가 고작인
동네에서는 모두 유일한 것들이었다. 교내 보이스카우트에 가입한 학
생이 거의 없어 타학교와 연합해 활동했는데, 협동과 조직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다른 집과 좀 달랐던 점의 하나는 아버지와의 ‘토론’시간이었다. 필자
는 밥상머리에서도, 이부자리에서도…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아버지
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쥐방울만한 초등학생의 의견이었지만 아버지
는 진지하게 필자의 대화상대가 돼주셨다. 아버지는 필자 또래들로부
터는 들을 수 없던 좀 듣기 어려운 말씀도 해주셨다. 세상 사는 이야기,
정치 이야기, 동네 인근 진산 양촌의 빨치산 활동 이야기, 김대중 선생
님 박정희 대통령 이야기. 당시에는 이해가 안 되는 것도 많았지만 왜
그런 말씀이 필요했는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됐다. 이러한
경험은 어린 필자에게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고 ‘토론’을 통해 스스
로 자신의 의견을 스스로 키울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었다.
초등학교 때 시골에서 할머니 생신기념 온 가족과 함께 ▶상단
초등학교 6학년 때 둘째 누나 결혼식 후(앞줄 맨 오른쪽 -그 뒤 아버지 ▶하단
34 자치분권 민주주의 열매를 나누다 민주주의 열매를 키우고 나누는 자치분권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