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하나님이 주신 멍석에서 멋지게 놀아라(최웅섭이야기)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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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 되어 몰려왔다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아제르바이잔에 진출한 몇몇 한국 기업 지
‘과연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사장들이, 사기꾼이나 브로커라는 이름으로 나를 헐뜯는다는 소문
‘나라 망신시키는 것은 아닌가?’ 을 들었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도 못하는 일을 하니까 배가 아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마다 도지는 불안증이 시시각각 엄 팠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여러 모로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도 있다.
습했다. 그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었고, 매달릴 수 특히, 한국 대사관의 이지하 대사는 많은 격려와 함께 서류 공증 등
있는 곳은 주님밖에 없었다. 의 행정적 절차를 밟는 데 도움을 주었다.
리모델링해야 하는 축구장은 60년 된 낡은 축구장으로, 쓰레기장 일을 진행하는 내내, 끊임없이 기도하면서 하도급 회사들을 철저
을 방불케 할 정도로 폐허가 되어 있었다. 이미 그때는, 필요한 모든 하게 검증해 준비했고, 내 방식대로 마스터 플랜을 만들었다. 한국
재료를 한국에서 들여와 사용하겠으며 1년 이내로 리모델링을 마무 에서 소장, 측량, 건설, 토목, 전기, 공조 등등의 사람들을 채용하여
리하겠다고 영부인에게 보고한 상태였다. 영부인은 믿지 못하겠다 그들의 책임 하에 공사가 이루어지도록 분권화하였으며, 5퍼센트 지
는 눈치였으나, 어쨌든 무리하지 말고 잘 해달라고 부탁하며 격려해 시하고 95퍼센트 감독하면서 공사를 몰아붙였다. 내 책상에는 수없
주었다. 이 많은 도면이 쌓였고, 그 도면을 현장에서 일일이 확인하며 감독
한국에서 컨테이너 3백50대를 공수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를 위해 했다. 단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으며, 잘못된 부분에서는 용
대한항공 화물 전세기까지 동원했다. 한 번에 65톤을 실어 나를 수 납을 안 했다.
있는 전세기를 한 번 운항하는 데 15억 원이 들었다. 그런 전세기를 그런 철저함 속에 일이 잘 되어 가나 싶었다. 그러나 또다시 날씨
총 4번이나 띄워 필요한 장비들을 공수해 왔다. 손해를 보더라도 공 가 발목을 잡았다. 바쿠에는 1년에 한두 번 눈이 오는데, 한 번 오면
정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기존 2만 8천 석을 3만 10~15cm 정도로 눈이 쌓인다. 안타깝게도 그 해에는 2월 한 달 내
2천 석으로 확장, 마침내 초현대식 스타디움이자 FIFA와 유럽 규정 내 눈이 내렸다. 어쩔 수 없이 공정이 늦어지고 있는데, 엎친 데 덮
에 맞는 축구장으로 완벽하게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 이 축구장 역 친 격으로 미국과 이란의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었다. 그
시 이제는 아제르바이잔의 새로운 국가 랜드마크가 되었다. 로 인해 컨테이너가 들어오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공사가 20
“최웅섭이 미친 모양이다.” 여 일이나 늦어지기도 했다.
“건설의 ‘건’자도 모르는 사람이 축구장 건설을 한다.” 이렇듯 산도 있었고 집채만 한 파도도 있었지만, 결과는 역시 만
116 가난한 선교사를 세상 가운데 글로벌 사업가로 우뚝 세우시다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