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죽산조봉암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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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산 조봉암 선생은 그 어려운 시기를 용기와 결단력 그리고 민족의 미
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조금씩 돌파해 나갔습니다. 토지개혁
을 주도하며 건강하고 평등한 신생독립국가의 이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반
드시 필요한 길임을 주장했고, 초대 농림부장관을 역임하며 추진한 실천
적 개혁을 통해 기존 35% 수준이었던 자작농 경작 비율을 90%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2003년 건국 초기 토지 분배 상태가 평등한 나라일수록 GDP
성장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한 세계은행의 보고서를 보면 그의 선견지명이
얼마나 시대를 앞서간 것인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죽산 선생 주장의 핵심은 건국 초기의 혼란을 딛고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은 결국 ‘사람에 대한 투자’에서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230여개의 국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한민국보다 훨씬 많은
인구와 넓은 국토 그리고 넘쳐 나는 자연자원을 갖고 있는 나라들이 많습
니다. 하지만 건국 직후 우리는 빈약한 자원과 국토라는 열악한 조건을 갖
고 있었고, 6·25전쟁과 그로 인한 분단 상황은 그 조건을 더욱 악화시키
기에 충분했습니다.
지금의 우리 모습을 돌아봅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
고, OECD에 가입하는 등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영국 런던의 외
교 연구소 <헨리 젝슨 소사이어티>는 경제력, 기술력, 문화력, 외교력, 군
사력 등 5가지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국력을 세계 11위로 평가하기도 했
습니다. 건국 초기의 혼란과 전쟁 이후 최악의 조건들을 생각한다면 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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