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2 - 죽산조봉암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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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만춘, 한명세 일파가 역시 사복을 채우려고 특히 고려공산당 이르쿠츠
크파라는 그룹을 형성하고 두 파는 서로 배격하고 조선해방과 공산사회
건설을 실현시키기 위해 해외의 운동은 극히 미온적으로 어떠한 효과가
없기 때문에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운동은 아무리 하여도 조선 내에
서는 안되기 때문에 아무튼 배격을 계속한 두 파는 최근에 파쟁의 과오를
자각하고 국제당의 지령을 존중하여 두 파 합동을 도모할 수 있도록 다이
쇼 11년 10월 말 러시아 上우친스크(치타와 이르쿠츠크와의 중간에 있는
소도회)에서 연합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만약 두 파가 의연하게 파
쟁을 계속하게 된다면 조선 적화 공작은 도저히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조
선 내의 사정에 소원한 국제당이 만일 그들 그룹을 승인하면 그 후 조선
공산주의 운동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므로 조선 대표(즉 경성위원회)로
그 대회에 참가하여 이것을 교묘하게 조종하여 그 헤게모니를 획득할 은
근히 권유함으로써 조봉암도 이를 승낙하여 우친스크 행을 결의했지만
당시 정재달은 약 4치 四寸四方 크기의 견포에 언문으로 「박철환을 우리
단체의 대표로서 연합대회에 참여시킴」과 먹물로 쓴 위임장(マンダート)
을 받음으로써 조봉암은 그것을 조끼의 안쪽에 바느질해서 숨기고 드디
어 다이쇼11년 9월 말경 밤 정재달로부터 여비 10원을 받아 경성역에서
홀로 출발하여 철로 안동, 하얼빈, 만주리를 지나 다이쇼11년 10월 말경
목적지인 上우친스크에 도착했다.
(註) 위임장 중 朴哲煥(朴鐵丸)은 조봉암의 별명으로 이후 조봉암의 그 별
명은 다른 데에도 기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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