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죽산조봉암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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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 죽느냐/ 갈림길에 선 조선인
                   앞으로의 진로는 어떠한가”


                   (「조선일보」, 1924년 11월 1일 석간 5면)
                    약자상결(弱者相結) 유일의 살길 조봉암 씨의 말

                    우리 조선 민중은 과거 십여 년에 여러 형식으로 진로를 찾았었다. 더욱

                   이 1919년에 전 민족적으로 독립의 의사를 발표한 후로 진로 개혁의 수

                   단형식이 다소 진보하여 토산을 애용하고, 외국 물건을 배척해서 먼저 경
                   제적 독립을 도모하였으나, 그 결과는 토산물가가 전보다 인상되어 노동

                   자와 농민의 빈약한 생활을 더욱 위협하고 폭등한 물가의 이윤은 전부 외

                   국 대자본가의 수중에 돌아가 그로부터 얻은 것은 실로 헛된 명성(虛名)

                   뿐이었다. 교육 운동도 그렇다. 기부인가는 되지 않고 경제력은 날마다
                   쇠퇴하는 참상이니 무엇으로 그 성립을 바라리오. 만약 경제력이 그의 성

                   립을 허락한다 한들 지금 우리 형편으로 과연 무엇을 가르칠 수가 있으리

                   오. 이러한 소위 문화주의자의 불철저한 개량책은 우리의 진로를 개척하

                   기는 벌써 틀린 지 오래다. 그러면 진실한 우리의 진로는 무엇인가? 즉 조

                   선 민중의 해방 방법이 어디 있는가. 오직 똑같은 처지에 있는 소약한 사
                   람끼리 모여서 강한 자의 무리로 더불어 걸을 뿐이다. 이것이 조선인의 진

                   실한 진로요 오직 하나인 살길(活路)이다.




                       ■ 11월 26일, 학생단체인 ‘혁청단(革靑團)’ 위원으로 선정됐다. 혁청단 총회

                         에서 세 가지를 결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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