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죽산조봉암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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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0일 무렵 조봉암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상해로 가는 길에 모스크바
의 조훈에게 편지를 썼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배편이 말썽이 나서 빨리 출
발하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임경석, 2012: 95). 그는 코민테른의 실질적
인 조선공산당 승인을 상해에 있는 조동호 등 동지들에게 알리고 향후 당 활
동에 대한 계획을 구상하였다.
■ 11월 22일, 신의주사건이 발생해 조선공산당 조직이 드러나게 된다. 신의
주 경성식당 2층에서 신만(新滿)청년회원들이 음주와 가무를 하는 중 아래
층 일본 순사와 변호사 일행이 위층으로 올라와 이를 중지해 달라고 하자,
청년회원이 변호사를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 중 신만청년회
원이며 ‘조선-상해 연락원’으로 밝혀진 김경서 집에서 고려공산청년회 중앙
위원회 회원자격 사표와 「통신문」(상해 여운형을 통해 국제적 승인을 얻고
자 모스크바에 파견된 조봉암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박헌영이 보낸 것)
이 발견되면서 사건이 확대되고 다수 청년이 검속됐다. 이들을 취조하는 과
정에서 조선공산당 창당 사실이 드러나 1차 조선공산당 와해로까지 이어진
다(이원규, 2009: 231; 「동아일보」, 1925년 12월 2일 2면, "변호사 상해
고소에 19명을 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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