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전시가이드 2022년 1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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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Shin Heung Woo_Dance, Acrylic on canvas, 2022
내 그림의 주제는 항상 “누구나” 혹은 “아무나”이다. 고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 도시라는 곳이 차가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이루어진, 때론 피 튀기는 살
이 내 그림의 모티브인 셈이다. 때로는 시장 어귀의 어느 한 허름한 대폿집에 벌한 생존경쟁의 장이기도 하지만, 내게는 도시란 항상 따뜻하고 재밌는 에
서 본 주름 깊은 나그네의 얼굴일 수도 있고, 인적 드문 내 작업실 옆길을 깔 피소드가 많은 그런 흥미로운 사람들이 활보하는, 에너지 넘치는 곳으로서의
깔대며 지나가는 꼬맹이들의 모습이기도하고, 십여년 전 에펠탑 앞 기념품 가 이미지가 강한 것 같다.
게주인의 뚱뚱한 모습일 수도 있고, 찰리 채플린처럼 우스꽝스러운 영화 속
인물일 수도,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내 딸의 모습일 수도 있다. 이런 천차만별 거리를 배회하는 수 많은 표정의 사람들은 실은 모두가 다 나의 공짜 모델들
의 기억 편린들이 과거와 현재 구분 없이 놀이동산의 열차처럼, 때론 빠르게, 이다. 요즈음의 내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린시절 부터 즐겨 그려왔
때론 천천히 지나간다. 던 실제 모델 습작들과 아무데나 휘갈겼던 수많은 낙서들의 결과로서 주어지
는 소산물이라고나 할까?
기억하기 싫은 기억, 혹은 즐거운 기억을 줬던 사람들, 혹은 잡지에서 봤거나
꿈속에서 본 사람이거나 그야말로는 누구나를 막론하고 아무 구분 없이 머릿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그러나 각기 다르게 생긴 흥미로운 사람들의 모습들
속에 떠오르는 대로 자동 기술적으로 실리콘 주사기를 통해 사람 형상들을 그 은 내 가슴 속 깊이 존재해 있는 게으르고 둔한 열정을 자극한다. 항상 수 많
려서 만들어낸다. 이렇게 해서 탄생되어진 수백수 천 개의 사람 형상들은 각 은 사람들로 가득 채워 이루어지는 내 작업 공간은 이런 서로 모르는 사람
기 태어난 시간과 기억의 연관성 들을 무시당한 채로 아무렇게나 뒤섞여 그저 들끼리 뒤섞인, 그런 알 수 없는 우리의 운명이자 범 코스모스적인 인간들
한 점의 그림 속 일원이 되어 운명적인 만남(인연)을 이루며 영원히 박제되어 의 세상이다.
가두어진다. 이런 모티브와 작업 과정 속에서 연관 지어본 나의 근작인 “도시
의 축제”는, 도시라는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나에겐 더욱 더 살을 보태기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서로 다른 생각을 함에도 불구하고 차별 없이 서로 존중
편안한 장소로서의 소재가 아닐 수 없다. 하며 살아가는 재미있는 세상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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