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전시가이드 2022년 1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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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고지영 작가
화면의 조형성을 극대화시키다
글 : 이주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202207-6_oil on canvas_40.9x60.6cm_2022
현실 속 언젠가 어디선가 보았던 것 같지만 곧 익숙지 않은 낯섦을 느낀다. 아! 인다는 점, 그리고 그것은 풍경의 탈을 쓰고 나타나 우리를 매혹시킨다는 점
풍경이 아니었구나. 그러나 안개 낀 듯 가라앉은 색채 속에서 갑자기 등장하 등이다. 작가에게 질문했다.
는 단순하면서도 평면적 형태의 집은 너무도 구체성을 띄어 이것이 풍경이 맞
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 풍경을 보면서 아스라한 옛 기억이 떠오를 법하지 전체 작품과 작품 속 대상에 영혼이 깃들어 있는 느낌이다. 불분명한 형태 속
만, 이 풍경에는 자신만의 방정식이 있어 균열이란 있을 수 없으며 이렇게 절 에서 선과 형태와 질감을 명확히 구분하는 대상 -대부분은 집 - 선정에서 중
대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서 추억을 소환하는 듯한 낭만적인 느낌 요한 것은 무엇인가.
은 불러올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색채와 형태 감각을
지닌 고지영 작가의 작품에 대한 인상이다. 작가의 작품은 은근히 독특해서 집과 나무가 기호 정도로 읽힐 수 있는, 서술, 서사, 설명, 묘사를 배제하고도
마니아층도 많다. “소재적, 형식적 양면성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가는 작가의 가능한 소재의 선택이다.
근면함과 집중력은 초현실성을 획득하면서 보는 이에게 큰 직관적 울림을 준
다”(송수인). “이것은 작가의 이미지 사유에 대한 감각적 경험들이며 그들이 작품에서 균형미가 제일 눈에 띈다. 예전에는 정물에서 보다 직접적인 적용이
결합에 의해 가시적 증언이 되고 표징이 된다”(김최은영). “오래도록 은근하 눈에 띄었다면 풍경에서는 의도한 듯 의도하지 않은 듯 거리를 두고 있는 점도
게 시선을 묶어두는 힘이 있다”(곽현정). “집과 길, 하늘이 연상되지만 사실 그 매력적이다. 요즘 가장 주력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무엇인가.
것은 색을 칠하고 붓질을 하기 위해 끌어들인 매개에 불과하다. 이 막막한 기
호들, 파편들이 모여 그림을 형성한다”(박영택). 이렇게 고지영 작가의 작품에 (지각과 설정을 제외한) 타자의 위치를 가능하게 하는 거리감이다. 이 거리감
대한 평들은 공감되는 바가 많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풍경과 닮았으나 의 완성을 위해 작업의 소재와 맞는 화면 크기를 고르는 데에도 많은 공을 들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 모든 것은 완벽히 짜인 각본 아래에서 움직 인다. 같은 질문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해온 터라 '동일하지 않은 반복'을 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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