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전시가이드 2022년 1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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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김경현_천년을 담다, 150×150cm, 석채, 종이열화, 2022
2022. 11. 30 – 12. 5 인사아트센터 5층 경남갤러리(T.02-735-7077, 인사동
천년을 담다 황량한 벌판과 험준한 산악지대의 자연환경 속에서 말을 달리며 끊임없이 外敵과
김경현 개인전 싸워 이긴 기마민족을 생각하며 가마굴에서 도자기를 꺼낼 때 숨죽여 기다리는 도
공들의 간절함으로 화폭을 마주한다. 밤새도록 빈 화면 속에 불꽃으로 남은 잔상
들은 달빛에 빛나는 윤슬처럼 쌓여가고, 천년을 간직한 유물들은 나를 자극하고
화합과 풍요를 상징하는 커다란 항아리 속에 이야기를 담아본다. 또다시 아롱지는
글 : 김경현 작가노트
불꽃으로 이 밤이 지나고 초췌한 몸짓 뒤로 새벽이 붉게 물든다.
공(空)은 모든 것에 대한 비움의 드러남이요, 반대로는 채움의 여백이랄 수 있다.
그림은 오랜 시간 가슴 한편에 붙잡아온 유년의 기억들로, 그 기억의 미로를 하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선 결국 자신 스스로가 모두 비워지는 공(空)이 되어야 함을
나씩 찾아가는 과정이랄 수 있다. 그래서 작품은 포괄적으로 우리네 삶과 예술 믿는다. 나 자신을 찾아서 마음 한자리를 태우고 태우듯 화면을 태워서 비워본다.
이 일원의 진리 그 자체와 동일한 것임을 가리킨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제의 일들 어느덧 작업은 나를 표현하고 나는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이 잊혀져 가고 또 다른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고 그렇게 인생을 켜켜이 쌓아간다. 그것은 곧, 기다림이고 외로움이며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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