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전시가이드 2022년 1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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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한강 연가 22-2, 90.5×116.5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2022. 12. 22 – 23. 1. 4 갤러리 밀 스튜디오 (T.010-4260-7491, 신당동)
향수를 자극하는 아련한 추억의 풍정 과 휘황한 네온이 수놓는 야경을 보며 곤궁한 삶에도 위안을 받았으리라. 아름다
윤종 개인전 움이란 빈부에 상관없이 누구나의 가슴에 꽃물을 들이는 까닭이다. 그 또한 그런
감성의 자극을 통해 성장기를 꿈과 희망의 미래를 가슴에 품을 수 있었다. 비록 어
린 시절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갈등을 겪었을 법하지만 잘 극복하고 이제는 그
꿈과 희망을 아름답게 색칠하게 됐다.
글 : 신항섭(미술평론가)
그의 그림을 마주하고 보면 유럽의 어느 중세도시를 연상케 한다. 5층 정도의 높이
를 가진 중세도시는 건물이 도로를 사이에 둔 채 빈틈없이 이어져 있다. 높은 곳에
윤종은 작업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30대 이후면 적지 않은 서 내려다보면 붉은색 지붕과 굴뚝 그리고 창문이 보이는 구조의 풍경이다. 그 사
사람이 겪었으리라 생각되는 달동네의 삶이 작업의 기저를 이룬다. 생활이 어려 이로 깊게 판 것처럼 보이는 도로가 입체적으로 보이는 역할을 한다. 그의 그림에
울수록 높은 곳으로 올라야만 했던, 고단한 삶의 현장 ‘달동네’ 풍경은 낮은 데서 나타나는 집과 건물은 딱 그 모양이다. 하지만 정작 그의 그림은 서구의 중세풍의
보면 서정적이요, 높은 데서 보면 궁핍한 그늘일 따름이다. 하지만 달동네라고 해 도시가 아니라 우리나라 풍경이다. 다만 그림의 형식에서 중세풍 도시의 분위기가
서 보편적인 삶과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거기에도 사랑이 있고, 웃음이 있고, 행 느껴질 따름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세풍의 이미지와 전혀 무관하냐면 그렇지도 않
복이 있으며 희망이 있다. 다. 그의 그림은 실제를 근거로 할지라도 많은 부분에서 실제와는 다른 환상적이고
그는 어린 시절 달동네에서 살았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의 화려한 불빛을 내려다 초월적인 이미지를 추구한다. 그러고 보면 그의 풍경은 낯설면서도 익숙한 듯싶은
보는 나날이었다. 그러고 보면 아름다운 야경을 독차지하고 있던 셈이다. 밝은 빛 모호한 이미지로 꾸며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세히 보면 한국풍경이 맞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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