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전시가이드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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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컬럼
이종승_Chaos-Trace 104×142cm Mixed media 2019
이종승의 이종승은 이러한 인류의 원초적(原初的)인 속성(俗性)을 인식(認識)하고 카오
스에서 새로운 세계(世界)를 창조(創造)하는 방법론(方法論)으로서 색채심리
변증법적(辨證法的)인 오토마티즘 학(色彩心理學)과 변증법적(辨證法的)으로 조형성(造形性)을 전개(展開)해간
다. 카오스와 코스모스, 현대문명(現代文明)과 카오스라는 상관성(相關性)과
박종철 (미술평론, 칼럼니스트, KCAA대표) 역사성(歷史性)은 물론, 우주와 인류의 기원(紀元)부터 작가자신(作家自身)의
일상(日常)에 이르는 부조리(不條理)까지를, 자칫 실존주의(實存主義)에만 함
몰(陷沒)됨을 피하면서 정반합(正反合)의 상대성원리(相對性原理)로 사유(思
惟)하며 조형성을 시각화(視覺化)해간다. 이 과정(課程)에서 의례히 논리적
현란(絢爛)한 과학문명(科學文明)을 향유(享有)하고 있는 현대인(現代人)들은 (論理的)인 조형성과 작가자신의 감성적(感性的)이며 심리학적(心理學的)인
상대적(相對的)으로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인 개념(槪念)의 것들 – 정의, 진 조형성이 갈등(葛藤)을 일으키지만, 그 자체(自體)가 조형성의 테마, 카오스
실, 도리, 등 진선미(眞善美)와 사랑 – 에 대한 분별력(分別力)은 상실(喪失)하 의 범주(範疇)내에 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토마티즘(automatism)을 빌
며 살아가고 있다. 오히려 어느 때는 정의(正義)와 진실(眞實)을 천대(賤待)까 려오는 요인(要因)과 단서(端緖)로도 작용(作用)한다. 그러나 자동기술적(自
지 하기 도 한다. 어쩌면, 이러한 인간성(人間性)의 상실은 인간의 그칠 줄 모 動記述的)인 기법은 캔버스를 접합(接合)시키는 제작과정(製作過程)의 마지
르는 물질문명(物質文明)에 대한 지향(志向)에서 기인(基因)되는 필연적(必然 막 단계에서 이뤄진다. 작가는 추상(抽象)의 형식(形式)을 취하지만 화면상
的)인 결과(結果)의 것일지도 모른다. 의 형상들이 인류의 기원과 카오스, 그리고 생명창조(生命創造)의 발아 점(
發芽點)이 될 수도 있는 자궁(子宮)과 성교(性交)의 시그널로 보여 지는 것까
이러한 오늘의 상황(狀況)은 그리스 신화(神話)의 우주창조설(宇宙創造說) 지도 허용(許容)한다. 한편, 주조색(主調色)으로 등장(登場)되는 블루가 가지
중, 최초단계(最初段階)인 카오스(chaos; 혼돈; 混沌)와 그 흔적(痕迹)인 트레 는 색상(色相)심리학적 논리는 비극적(悲劇的)이라는 일반적(一般的)인 관념
이스(trace; 자취; 自炊)의 역설적(逆說的)인 연계(聯啟)로 유추(類推)될 수도 (觀念)외에 심연(深淵)의 의미도 있다. 이 심연의 의미는 혼돈의 폐쇄적(閉鎖
있으며 이것은 인류학적(人類學的)인 비극(悲劇)의 서막(序幕)일지도 모른다. 的) 의미와는 대조적(對照的)으로 내면(內面)의 신비(神祕)로움과 심오(深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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