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전시가이드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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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72.7×53.0cm Acrylic on canvas 2015
을 자극 하는 심연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것만이 진정으로 마음속에 있 안태이의 작품에 사용되는 오브제는 성서의 시각화(visualization)작업이다.
는 살아있는 진리임으로 의식해야 할 것 이다. 종이위에 인쇄된 텍스트(text)는 그저 활자로 나타난 문자이지만 작가 안태이
는 그 텍스트가 작가와 작품을 통한 감상자로 이어져 모두의 마음에 새겨지는
“진정한 예술은 예술이라는 것 너머에 있고 진리는 종교라는 울타리 밖에 있 묵상을 통한 진리로 전달하고자 작업화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페인팅
으며, 사랑은 껴안는 행위 너머에 있다.” -프레데릭 프랑크- 의 방법뿐 아니라 음각 또는 양각으로 조각되는 부조화(剖彫化)과정에서 한글
자 한글자 완성되는 텍스트에 저마다의 색으로 다양한 표정을 연출한다. 그는
서양화가 안태이의 작품세계는 조금 더 깊은 심연의 동심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림에서 자주 표현되는 매화를 통해 강인한 선비의 성품과 함께 자연의 순리
작가의 창작활동 내면 속 에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오랜 세월 활동해온 특별 대로 살아가 가는 순종의 의미를 이야기 한다. 텍스트에 나타난 각 문자마다
한 이력이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의 길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그를 바탕으로 의 다양한 표정은 사회적 활동범주를 위해 만들어 놓은 합리, 편리, 정의, 법칙
하는 서양화가의 길이 병행 되고 있다. 서양화가 안태이는 일러스트레이터의 들의 인간세상의 규범적인 단순한 성서의 의미 전달을 넘어 창작으로 나타나
병행과 함께 또 하나의 이력을 볼 수 있다. 종교화가로의 안태이의 모습이다. 는 작가와 감상자를 연결 해 주는 심연의 근본을 바라보고 그 진리의 의미를
독실한 크리스챤인 작가는 창작의 기저인 일러스트 작가와 함께 종교화가 로 되새기게 한다. 작가는 진리를 표방한 또 다른 세대의 트렌드와 문명이 그 자
서의 심성을 기본으로 가지는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순수함을 간직한 동심과 리를 비집고 들어와 자리하길 바란다. 창세기에 빚어진 우주의 삼라만상이 유
종교를 통한 삶의 진리를 찾기 위한 안태이작가의 예술에 대한 심연(深淵)과 기적인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고 저마다의 법칙에 의해 움직이는 관계성의 물
인간 심성의 근원(根源)을 찾아가는 고심(古心)을 볼 수 있다. 리적인 요인이 있다. 더불어 심성을 통한 심연의 진리를 담론화 하고자 하는
종교적 의미를 더한 안태이는 자신의 작업 세계를 통해 인간들이 규정 지어
“진리는 어디에서 부터 오며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놓은 규범과 철학이 인간사회를 넘어 종교적 의미의 심성으로 다스림 받을 수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것들은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인간들의 보편적 합의 가 있는지 그 의미를 묵상해 보도록 인도해 준다. 서양화가 안태이의 성서의 시
운데 그것이 진리인양 둔갑한다. 시대가 지나면 다음 세대는 그 시대의 문명 각화를 통해 진리를 묵상하고 동심세계를 되돌아보는 순수함의 가치를 심성
과 문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하며 바라볼 것인가? 시대의 상황과 문화에 가득히 담아 삶이 더욱 성숙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해 본다.
의해 만들어지는, 그때는 보편타당한 것들이 시간이 지니면 그렇지 않은 결과
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시대와 세대와 문화를 관통해 결코 변하지 않는 진리는 “성경 말씀을 묵상하며 깨닫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 살아가는 나는 탐
무엇일까? 나는 크리스챤으로 성경 말씀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진 책이며 욕스럽고 이기적인 죄 많은 연약한 인간이라는 것이다. 날마다 하나님 앞에
인간에게 영감을 주어 쓰여진 하나님의 말씀이 담겨 있는 진리 자체라 믿는 부끄러운 모습으로 인간의 나약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도 하나님의
다.“ -안태이 작가노트중- 은혜 아니면 숨조차 쉴 수 없는 나약한 존재임을 깨달으며 오늘도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한다.” -안태이 작가노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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