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전시가이드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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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우센버그, 무제(확산), 1983, ©ADAGP-로버트 라우센버그 재단
ADAGP 글로벌 저작권자로 등록되었다는 의미는 곧, 전 세계 조형미술 생태계에
작가 고유의 ‘개인 브랜드’를 정통 계보에 올림으로써 시장 경쟁력 및 인지도의 확장여부를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대 효과를 동반한다.
비엔날레≫에서 미국작가로는 처음 메이저 상을 받는데, 이후 유럽의 주요 미 기 때문에, 그리고 모마의 초대 관장이었던 알프레드 바가 나의 정신적 멘토
술관들은 미국의 현대미술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한다. 전 세계 미술계가 유 이기 때문에 이를 기증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비즈니스와는 아무 관계 없
럽이 아닌 미국의 현대미술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계기를 마련한 것이다.리오 이 100% 순수한 이유에서 작품을 기증한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사실은 자
카스텔리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나는 작가를 고를 때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 신이 다루는 작가가 이 정도 권위 있는 미술관에 들어갈 수 있는 작가라는 것
는지를 보고 고른다"고 말했다. 진짜 아트딜러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것이다. 을 보여준 셈이다. 이에 대해, 라우센버그도 "내 작품이 경매에 나와 하룻밤
이미 잘 팔리는 화가의 그림을 가져다가 이익을 남기는 게 아니라, 일반인들 만 주목 받는 것보다 이런 미술관에 소장되는 것이 자랑스럽다"며진심으로
이 발견하지 못한 훌륭한 화가를 발견하는 '눈'을 가진 게 딜러다. 하지만 이 존경심을 표현했다.
런 '안목'을 가지고 과감하게 베팅하는 아트딜러가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리오카스텔리 없는 로버트라우센버그의 존재는 상상하기 힘들
리오카스텔리가 만든 일화는 수없이 많다. ≪뉴욕 근•현대미술관(모마)≫에 다.구체적으로 [ADAGP글로벌추급권자]로서의 라우센버그는 뉴욕을 주무대
있는 매우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인 로버트라우센버 그의 『침대(1955년작)』는 로 활동했기에, ADAGP 글로벌저작권자 연합회 공식 사이트에 게재된 등록
리오카스텔리가 1988년에 기증한 것이다. 실제 라우센버그가 쓰던 침대의 시 페이지에서 주지할 수 있듯이, <재 판매권>이 허용된 <캘리포니아 추급권 법
트, 베개 등 '기성물품'을 뜯어서 붙이고 그 위에 물감을 덧칠한 콜라주 작품이 >의 혜택을 받는 소수 미국계 작가 군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재 딜
다. 주목할 점은 <팝아트>의 전초를 알리면서<컴바인 페인팅>이라는 새로운 러인 카스텔리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아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고액의 작품가
장르를 탄생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격이 형성된 수혜자가 될 수 있었다. 이 사실을 통해, 아무리 국가 차원에서 <
재 판매권>의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더라도, 우리 미술시장도 리오카스텔
로버트라우센버그의 대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의 1988년 당시 시가는 1000 리 처럼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특별한 안목을 발휘하는 현명한 딜러가 제대
만 달러였다. 그 때는 미국에서 기증미술품에 대한 ‘세금공제 혜택법’도 없을 로 역할을 해 준다면 저변이 견고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강
때였다.하지만 리오카스텔리는 그 작품을 기증하면서 "모마에 고마운 게 많 력하게 시사해준다.
1) 라틴어로 ‘만인을 위한’이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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