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전시가이드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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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Chaos-Trace  104×142cm  Mixed media  2020






            함, 그리고 다변적(多變的)이고, 긍정적(肯定的)이며 형이상학적인 세계를 내      성(理性), 그리고 오토마티즘이 혼재(混在)된 상황에서 작가는 아카데믹한 조
            포(內包)하고 있다.                                     형성과 감성의 조형성에서 또 다른 혼돈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대(現
                                                            代)의 혼돈과 코스모스 이전의 카오스는 분명(分明)한 차이가 있다. 물질문명
            크레용, 크레파스, 아크릴릭, 오일 등을 브러싱 기법으로 구성(構成)하되, 한     과 자본주의(資本主義)의 뒷 그늘, 공산주의(共産主義)의 획일성(劃一性) 등
            쌍의 화포(畫布)를 접합(接合)시키고 위 재료와 바니스 등, 용해제(溶解劑)가     이데올로기와 도 무관(無關)한 카오스가 오히려 순수(純粹)할 것이다. 이종승
            상호(相互) 작용하고, 삼투압작용(滲透壓作用)과 우연성(偶然性)으로 형상        은 카오스와 오늘의 혼돈을 대위법적(對位法的)으로 고찰(考察), 순수의 동질
            화(形象化)되며, 완전히 마른 후에 이탈(離脫)시켜 작품의 완성(完成)에 이르     성(同質性)을 추구(追求)한다.
            지만... 어느 한쪽 작품의 완성을 위해 전 과정을 반복(反復)하기 때문에 모노
            크롬, 모노타입, 스틱프린트, 데칼코마니, 데꼴라쥬 등의 동시대기법(同時代       이러한 작업과정을 수행(遂行)하기 위해서는 격식(格式)과 상식(常識)이 자리
            技法)이 우연성과 어우러져 복합적(複合的)으로 망라(網羅)된다고 볼 수 있       하는 권위의식(權威儀式)은 불필요(不必要)할 것이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
            다. 이러한 작업과정(作業過程)으로 인하여 간혹(間或), 두 점으로 이루어진      것은 작위적(作爲的)이며 피상적(皮相的)인 구상성(具象性)에 치중(置重)하는
            한 쌍이 유사(類似)한 조형성으로 표출(表出)되어지는 요인이 된다. 작가의 작     제너럴리얼리즘과 작업정신에 있어서 차이점(差異點)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품에서 결과론적(結果論的)으로 추상표현주의적(抽象表現主義的)인 이미지          ‘매일(每日) 밤 세움 작업을 한 다음 인사동 화랑가(畫廊街)를 순회(巡廻)하곤
            가 있을 수 있지만, 브러싱 후에 캔버스를 접합시키는 순간(瞬間)과 그 과정부     한다. 전시장(展示場)에서 펼쳐진 새로운 작품들을 감상(鑑賞)하고, 건강(健
            터는 우연성, 즉 오토마티즘이 결부(結付)되고 추상표현주의와는 무관(無關)       康)을 위한 운동(運動)을 겸해서 이다’. 라고 말한다. 금주(禁酒)와 금연(禁煙)
            함이 은닉(隱匿)되어있다. 단독(單獨)의 형상, 크고 작으며, 일정(一定)한 형상   으로 건강을 관리(管理)하는 작가 이종승의 추상적 조형성(抽象的造形性)이
            의 반복 등, 다양(多樣)한 패턴들로 구성되어지지만 일부의 작품을 제외(除外)     어떤 계기로 인해 변화(變化)를 가져올지는 모르나 그 가변성(可變性)에서도
            하고는 인위적(人爲的)인 형태(形態)는 멀리한다. 카오스와 블루, 변증법과 이     순수함이 내재(內在)되었을 것이라고 기대(期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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