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전시가이드 2023년 03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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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소금호수#9 새들의 노래, Owlwave014-004, 50x40cm, 나무에 천연옻칠, 자개, 2014
2023. 3. 8 – 3. 25 장은선갤러리(T.02-730-3533, 운니동)
정회윤의 옻칠 회화 렇다면 여기서 상실한 것들의 원형이란 무슨 의미인가. 칼 융은 개인의 기억
을 넘어선 아득한 기억을 집단무의식이라고 불렀고, 그 집단무의식이 반복해
정회윤 초대전 서 나타나는 상징 그러므로 반복 상징을 원형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작가에
게 그 반복 상징(작가의 그림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는 테마) 그러므로 원형이
란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가. 바로 상실한 자연에 있다. 다시, 그렇다면 여기
글 : 고충환(미술평론) 서 상실한 자연이란 무슨 의미인가. 원래 자연은 숭고와 경외의 대상이었다.
샤머니즘과 토테미즘, 물활론과 범신론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과
함께 자연이 도구화되면서 자연은 숭고를 상실했고 경외를 상실했다. 그러므
정회윤에게 작업이란 상실한 것들의 원형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며, 그 과정 로 상실된 자연을 되찾는다는 것은 곧 도구화되기 이전의 자연, 원형 그대로
에서 잊힌 자기_타자와 만나는 여로에 비유할 수가 있을 것인데, 존재하는 이 의 자연, 원초적인 자연, 여전히 숭고와 경외의 대상으로서의 자연, 그러므로
유를 찾아가는 여정에 작업을 빗댄 작가의 고백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 자연 자체를 회복한다는 의미와 의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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