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전시가이드 2023년 03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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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전시   보도 자료는   cr ar t1004@hanmail.ne t  문의 0 10-6313- 2 7 4 7 (이문자 편집장)



























            남빛_개와 늑대의 시간Ⅰ, 145.5X112cm, 한지에 먹, 2019                           김정옥_유리. 물. 일렁, 61×89cm, 장지에 먹, 2022




            들에게서는 현 상황에서의 불안이 화의이나, 여전히 전퉁적인 형(形)에 의한
            전신(傳神)방법으로 색과 형을 사용한다. 미적 대상에 대한, 깊고 폭넓은 인
            식을 요구하는 수묵화에서는, 뒤에서는 배채, 앞에서는 농묵의 중첩을 통해,
            잎새 하나 달리지 않은 어지러운 줄기만의 농묵의 거대한 겨울나목 한그루만
            극화(極化)함으로서 여백조차 그 긴장을 줄이지 못하고 그녀의 작가의 불안,
            힘든 경계를 그대로 드러낸다. 어떤 타협의 여지도 없는 엄중함과 배채와 중
            첩된 농묵의 강렬한 흑백 대비가 현 시대적 상황과 40대, 여성작가로서의 미
            래와 아들의 엄마로서의 경계에서의 불안을 말하고 있다(남빛). 김정옥은 전
            통적인, 여백의 물 대신, 물에 수묵이 가미되어 그의 현 상황의 위중함을 비유
            로 말하고, 바다나 강, 즉 물에서 자유로이 노닐어야 할 물고기들이 곧 죽음을
            예고하는 유리 수족관 속에 쌓여 있으면서, 물고기는 선염과 정세한 표현으
            로, 죽음 앞에 있는 물고기의 생명성과 죽음의 극적인 대비를 통해 현 상황에
            서의 불안을 극화하고, 송지은은, 그리스의 플라톤이 인생을 ‘죽음에로의 길’
            이라고 했고, 부처님은 인간의 네 가지 고통[四苦, 즉 生老病死]중 죽음[死]을
            들었을 정도로 인간에게 죽음은 예정된 것임에도, 인간에게 가장 큰 슬픔이
            요, 고통인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우리를 되돌아보고 있다. 진도에서 화려한
            장례형식에서의 꽃상여와 상여의 부속물인 저승길로의 인도자인 인물상, 혹
            은 동물과 식물의 형상인, 극채의 목우(木偶) 꼭두를 보고, 작가는 사자(死者)
            에 대한 위무와 기원의 장송(葬送) 행렬을 창조한다, 전통 동양 산수화나 화
            조화에서 장엄으로(금벽산수화), 또는 아름다운 화조화의 구륵전채로 우리를
            위로하던 채색이, 이제 역설적으로 붓질 하나, 색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정성
            스러운 극채색의 장례 행렬로 창조되어마지막 여정을 준비한다. 그러나 이들
            요소는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크기와 배열이다. 위태위태한 큰 버섯 위에 장
            대한, 아름다운 궁전들, 실제보다 훨씬 큰 물고기가 자유로이 부유하면서 선
            도함으로써 극락이나 천국으로의 길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염원
            을 배가시키고, 질서 있게 그 길을 따라가며 호위하는 오리들, 주위의 의인화
            된 동식물 등을 통해 망자의 이승에서의 고단함에 대한 미안함과 위로, 안전
            과의 긴장감이 오히려 관자(觀者)와 작가에게 위로와 평안을 가져다준다(송                      고은주_부귀부, 비단에 석채, 24K금박, 115x84cm, 2022
            지은), 고은주는, 현대의 과학화시대에도 해결할 수 없는 자년의 안녕에 대한
            기우를 우리 전통 기원(祈願)문화인 다채로운 부적, 설위설경(設位說經), 지      수이기에 불안은 해소되고, 땅이 없는 록색의 춤추는 산수의 세(勢)의 흐름의
            화(紙花)로 채색의 독특한 이상세계로 잠시 피신해 행복을 맛보면서, 무속속       유희 속으로 들어가 우리는 산수가 된다. 간혹 그 속에 바위와 왜소한 집, 인
            에서 평안을 살아간 조상들의 방법을 다시 생각해 보고, 안종임은 전통산수        간의 등장은 우리가 거유(居遊)하는 산수이기는 하나 자연에 대한 인간의 왜
            화같이 세(勢)를 주로 하면서, 땅과 나무를 록황색 점자준(點字皴)으로 표현      소함을 상기시켜, 자연과의 조화속에서의 존재가 평안임을 설득하고, 그것이
            한 우리 주위의 산수를 상상력에 의해 인간의 모습을 본다. 상상력의 의한 산      어긋났을 때 우리에게 다가오는 불안,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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