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전시가이드 2023년 03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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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안종임_사유의 공간(A Space of Thoughts), 260.6×648.8cm, 장지에 채색, 2017

























                       송지은_꽃길따라 두둥실(부분), 176.5x44cm, 화판에 마대천, 황토, 석채, 24K금박, 2022





                       2023. 3. 23 – 4. 4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79-4648, 평창동)






         지금 우리들세상                                       은 이들 상황을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표현했을까? 조선왕조 후기, 추사
                                                        김정희(1786~1856)는 바람 많고 힘든 제주, 모슬포에서의 9년간 귀양살이
        불안 5인 5색전                                       를 서화와 제자 교육으로 보내면서 <세한도(歲寒圖)>(1844년, 종이에 수묵,
                                                        23×69.2cm)를 남겼다. 초묵(焦墨)에 가까운 수묵으로 나무 4그루와 인적없
                                                        는 집을 그려 그의 상황과 텅빈 마음을 전했는데, 이들의 작품에서도 이러한
        글 : 김기주(미학, 미술사, 철학박사)                          시대적 불안은 오인오색으로 화의(畫意)에 의하지만, 그 내용이 모두 다르면
                                                        서도, 그 표현 방법도 남빛과 김정옥은 전통 수묵화로, 고은주와 안종임은 채
                                                        색화로, 송지은은 채색벽화로 그리면서, 그 해석방법과 표현방법 및 표현기
                                                        법 역시 모두 달랐다. 그러나 불안은 강렬하지만, 그들은 모두 동양의 수묵화,
        지난 3년간, 세계는 코로나로 인해 인류는 인류사이래 처음으로 TV,인터넷,      채색화 전통에 의하고 있다.
        핸드폰  등  정보매체로  시시각각  전해지는  지구인들의  고통,  죽음과  마주
        하면서, 그들의 불안, 공포를 보면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익명으로 살       전통 문인화를 계승했던 동기창은 이미(二米)를 고금지변(古今之變)으로 인
        았고, 산업혁명 이후 과학의 발달과 편리함, 이익을 추구한 지구인들이 누        정하면서도, 미불(米芾)이나 원사가처럼 동원(董源)의 평담천진(平淡天眞)을
        린 풍요는 거대한 자연재해와 전쟁, 기아로 우리에게로 돌아와 온 지구인         지향하지 않고, 혼란기에 ‘화의(畫意)로 그리기에 자연히 기이하다’고 자평했
        을 괴롭혔다. 이러한 힘든 상황에서 감성이 풍부한 이번 다섯 여성 작가들        고, 그것을 서구의 미술사학자들은, ‘추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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