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전시가이드 2025년 03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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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팔상·독성·나한전 주악비천도 범어사 팔상·독성·나한전 가무비천도
범어사 팔상·독성·나한전 공양비천도 제천 신륵사 극락전 주악비천도
로 27cm, 가로 22.7cm 크기로 A4 복사지 정도에 불과하지만, 제천 신륵사의 귀하게 여겼다. 이러한 과일들은 득남과 수복강녕을 바라는 기복신앙의 상징
<주악비천도>는 <무동>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도 크고 천장에 그 으로 민화에도 많이 그려졌는데, 이러한 불교 미술은 조선 말기 민화의 확산
렸음에도 그 선의 필치는 대단히 힘차고 활달하다. 단청에 종사하는 이름 없는 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예부터 내려온 민간의 기복신앙과 불교가 융합되어
화공이 그린 그림이라고 하지만 회화로서 훌륭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부산 범어사의 팔상·독성·나한전 천장에도 빗반자에 주악비천(奏樂飛天)과 또한 가무비천은 구슬을 꿰어 만든 갓끈인 패영(貝纓)에 상모(象毛) 달린 전립
공양비천(供養飛天), 가무비천(歌舞飛天)을 그린 멋진 <비천도(飛天圖)>가 (氈笠)을 쓰고 오색 구름 사이로 춤을 추는 모습은 환희의 기쁨이 가득 찬 표
있다. 비천을 표현한 도상은 머리에 화관(花冠)을 쓰고, 몸에 두른 천의(天衣) 정이고, 역동적이며 우아한 동작은 신명의 기운이 넘쳐흐르며, 신비로운 오색
자락이 바람에 휘날리며, 온통 신명 나는 음악을 연주하거나 흥에 겨워 덩실덩 구름이 뭉실뭉실 떠 있는 하늘에는 온몸을 휘감은 천의(天衣) 자락이 부드럽
실 춤을 추기도 하고, 진귀한 공양물을 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고 리드미컬하게 펄럭인다.
주악비천은 삼현육각의 젓대, 해금, 북, 장구와 영산재에 쓰이는 태평소, 나각, 그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배경에 칠한 코발트블루(cobalt blue)의 양청(洋
생황, 바라를 비롯하여 징, 꽹과리, 궁중 악기인 박, 운라, 나발에 이르기까지 靑)이 주는 산뜻하고 상쾌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공양비천은 수박, 석류, 가지, 불수감 등 다양한 공
양물을 정성스럽게 담은 커다란 쟁반이나 함을 받쳐 들고 있다. 특히 부처님의 불교에서 비천(飛天)은 하늘을 나는 선녀의 모습으로 주악(奏樂)과 가무(歌
손처럼 생긴 불수감(佛手柑)은 불(佛)이라는 한자와 복(福)자의 중국식 발음 舞)로 부처께 공양하고 찬미한다지만 이곳의 천장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춤
이 비슷해서 다복(多福)을 의미하며, 다수(多壽), 즉 장수를 의미하는 복숭아, 을 추며 공양물을 바치는 비천에는 우리의 토속적인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
씨가 많아 다남(多男)을 의미하는 석류는 삼다(三多)를 상징하는 과일로 매우 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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