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전시가이드 2020년 1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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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꿈을 꾸듯  86x65cm  Acrylic on canvas  2020







                            2020. 11. 4 – 11. 10 마루아트센터 2관 (T.02-2223_2533, 인사동)




         ‘꿈을 꾸듯’                                        녀는 조선시대 여자아이들의 치장용 모자인 화려한 굴레를 쓰고 가면으로 덮
                                                        은 얼굴, 텅 빈 표면을 보여주거나 또는 감은 눈의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
        김경자 초대전                                         다. 2019년 작품이 차갑고 기이한 부조로 이루어진 가면과 눈을 대신하는 금
                                                        속 단추로 장식되어 있다면 근작은 잠을 자고 있는지 혹은 상념에 잠겨 있는
                                                        지 알기 어려운, 무척이나 애매한 표정의 얼굴을 하고 있다. 굴레나 가면 대신
        글 :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얼굴이 드러나고 화사한 꽃이 수놓아진 배겟모를 동반한 배게가 등장한다. 화
                                                        려한 장식의 모자나 가면을 쓰거나 표정 없는 얼굴을 짓는 것은 사실 동일한
                                                        장소, 표면을 제공한다.
        현실에 비현실의 틈을 만드는 그림
        어린 여자아이가 막막한 허공을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는 그림이다. 중력의 법       가면과 모자, 배게 등은 유년의 추억과 소망을 간직한 매개들이자 자신의 꿈,
        칙에서 벗어나 부양하고 있는(현실계 바깥으로 비상하는 듯한), 가면을 쓰거       희망과 연루된 상징들인 셈이다. 근작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베개는, 우리 선
        나 눈을 감고 있는 소녀는 광막한 공간을 뒤로 하고 베개나 꽃, 콘솔과 의자 위    인들에게는 꿈꾸는 장소를 제공해주는 매개였다. 혼자 빠져들어야 하는 고독
        에 서 있거나 누워있다. 바람이 부는 주변으로 새와 나비가 날아들고 있다. 소     한 잠자리를 동반하는 존재다. 그것은 현실에서 비현실로 나가는 통로이자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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