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경기룩아트Vol.14
P. 8

칼럼_경기인 미술인                                                                                                                           www.klookart.org






                           달항아리를 통한 페르소나 미학



                                                서양화가  박 경 자













          페
               르소나(Persona)는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의 이론들 중에서도 가장 잘 알
          려진 개념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만큼 많은 예술인들이 많이 차용하여 창작의 모티브로 삼

          아 왔다. 페르소나는 어릴 때부터 가정교육, 사회교육 등의 경험으로 형성되고 강화된다. 이
          런 페르소나는 부모로서의 페르소나나 기업인으로서의 페르소나 등등 여러 가지로 이루어
          진다. 이렇게 페르소나는 주위 사람의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가시의 틀이 생성되는 복제된
          자아의 개념이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어원으로는 라틴어로 섞이며 사람(Person)/인격, 성

          격(personality)의 어원이 되고, 심리학 용어가 되었다. 현대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에서는
          그 발음 그대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며 다른 국가들에서 통상적으로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쓰는 가면”을 의미한다. 영화계에선 어떤 감독이 자신의 분신 혹은 상징처럼 애정하는
          배우를 뜻한다. 페르소나는 주위 사람들의 요구를 포용해가며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회생활

          을 원만하게 유지하게 해준다. 그러나 페르소나를 자신의 본성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자
          신의 본모습을 잃게 되고, 신체적, 정신적인 문제들이 생겨, 열등감이나 갖가지 애로사항이
          생긴다. 이러한 것을 페르소나의 팽창(야누스)이라고 부르는데, 페르소나의 팽창을 겪는 사
          람들에게는 페르소나로서의 삶을 구별하여 페르소나 속에 감춰진 자신의 본모습을 찾는 노

          력이 필요하다. 이것을 자기실현이라고 한다.


          서양화가 박경자는 자기실현의 근원으로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통해 표면의 모습과
          함께 내면의 정신세계 속에 함유되어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거울에 비춰진 작가

          본인의 시각적 이미지와 함께 느껴지는 그녀의 어머니 모습을 심성 깊은 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본인의 모습에 오버랩(overlap)되는 어머니의 모습이 시각적 이미지로부터 심
          성의 기억으로 추억되는 과거로의 긴 여정으로 이야기 한다. 그 이야기의 원천을 창작의 모
          티브로 삼고 캔버스위에 표현되는 달항아리를 통한 시각화를 이루고 감상자들과의 미학적
















                                                                                     공감을 담론화 한다. 서양화가 박경자는 달항아리를 어머니의 품으로 삼는다. 둥근 달항

                                                                                     아리는 소싯적부터 이어오는 어머니의 소리없는 기도와 사랑의 모습으로 평온함을 전해
                                                                                     준다. 그 평온함은 이제는 깊은 그리움으로 작가는 표현한다. 단순한 원의 미학이 가늠 할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과 평생의 기억으로 캔버스에 기록한다.


                                                                                     달항아리를 통한 어머니의 그리움에 대한 표현에 더해지는 추억의 모티브(motive)로 작

                                                                                     가는 어릴적 집안에 자유롭게 유영하던 꽃들과 동네 어귀에서 높은 키로 내려 보았던 솟
                                                                                     대 등 성장기 자연스레 함께 동시대를 이어왔던 자연물들이 화폭에 차용한다. 소나무, 바
                                                                                     닷가, 조개껍질, 친구들과 뛰놀던 양지 바른 돌담 밑 등 어린시절의 정감있는 추억의 소환

                                                                                     은 평생을 가지고 가는 꿈이며 어머니의 포근한 품속으로 나고 자란 작가의 고향을 표현
                                                                                     한다. 작가는 어릴적 기억속의 다양한 이미지를 단순한 표현과 함께 토테미즘의 신앙적
                                                                                     감성을 순수한 단순미로 표현한다. 솟대와 꽃을 담고 있는 달항아리는 고향의 친숙한 이
                                                                                     웃과 친구 등 상징하는 대상의 페르소나(가면)으로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순수미
                                                                                     는 조형적 물질성을 강조하기보단 심성적 감수성으로 감상된다. 인간적 감성과 평온하고

                                                                                     온화한 자연이 공유하는 캔버스의 구성은 꾸밈없는 순수 자체의 맑은 고향의 그리움의 표
                                                                                     현이다. 작가는 고향 완도의 숨결을 어머니의 포근한 품과 심성 깊은 기억의 풍경에서 창
                                                                                     작의 시각화를 이루고 그 조형을 통한 미적 감수성을 공감하고자 작업의 수고로움을 감내
   3   4   5   6   7   8   9   10   11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