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거울에는 깨진 얼굴이 보입니다.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거울이 깨지면
빛은 흩어지고
조각난 상처마다
조각난 얼굴이 비춥니다.
균열 사이로 번지는
일그러진 표정,
깊어진 틈새만큼
깊어지는 그림자.
하지만
깨진 거울이
빛을 모으지 못해도
그 조각들은 여전히
저마다 빛을 반사합니다.
거울이 깨지면
조각난 상처만 보이지만
그 틈 사이로도
새로운 빛이 스며들며
깨진 거울에도
여전히 얼굴이 비추듯
깨진 얼굴도
여전히 내 얼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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