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전시가이드 2024년 03월 이북
P. 71
신희섭_푸르른 풍경 47x73cm 순지에 목탄, 먹, 안료 채색 2024 최재훈_sysmon_follow the red rabbit 105x129.24cm 2021
2024. 3. 7 – 3. 19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79-4648, 평창동)
감각적 사실과 형태
최재훈의 [절대시점] 전은 갖가지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때로는 죽음에 이르
신희섭·최재훈 초대전 는 상처를 받는 인간에게 요구되는 정확한 시점의 가능성을 묻는다. 어느 위
치에서 볼 수 있는가는 생활 뿐 아니라 생존이라는 절대절명의 상황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단순한 광학적 측면이 아닌 정치적 측
면으로 다뤄질 수 밖에 없다.
글 : 아트스페이스 퀄리아 제공
말과 사물 사이에 멀찍이 떨어져 있는 이 공간에서 작가는 거짓과 기만도 보
신희섭 작가의 서정성은 어떻게든 창작가가 이 세계와의 만남을 내면화해 가 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유희와 , 실험도 한다. 이 역설적 조건 속에서 상처의
는 과정에서 표현되는 그 무엇이다. 다른말로 세상의 심장을 자기 심장 속으 치유는 영원히 유예되지만, 그것은 ‘출생 자체부터 각인된 트라우마’프로이
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만남은 보통 체험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세 트)는 완치가 아니라 지속적인 재맥락화를 통해 치유에 근접해 나갈 뿐이다.
상과의 만남이 심도를 더할수록 거기에 사용되는 미적 언어는 다양하고 새 최재훈의 전시에서 ‘절대시점’은 없지만, 예술 또한 그것을 향한 지속적인 움
롭다. 직임으로 가득 차 있음을 보여준다.
69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