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전시가이드 2025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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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마감-매월15일 E-mail :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Connection, 91x73cm, Hanji, Acrylic on Canvas, 2025
어 독특한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로 전환한다. 최면에 이르게 하는 듯한 의식의 집중과 분산을 유발한다. 이러한 심리적 시
선은 궁극적으로 한지라는 재료의 질감과 마주한다. 한옥의 창호에 바른 한
이러한 유기적 상징들은 고고학적 흔적처럼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는 이미지 지의 반투명한 막과 격자형 문살이 시선을 끌어당기고 밀어내듯이 동심원을
가 된다. 작가는 마치 흔적으로만 남아있는 유적을 발굴해 내듯 단서와 탐색 이루는 선들과 거기에 겹쳐 찍힌 수많은 격자 세포는 시선을 빨아들이는 무
만으로 이미지의 전모를 유추하여 구축해 낸다. 예민한 촉각을 가진 피부처 수한 겹눈처럼 작용한다. 이들은 안과 밖을 초월하여 시선의 초점을 무수한
럼 직물의 질감을 지닌 펄프는 침묵 속에 잠긴 형태 없는 윤곽을 더듬어 표면 차원이 병렬된 복합적 공간으로 이끈다. 동심원을 이루는 곡선과 격자를 이
에 미세한 흔적들로 이루어진 전체를 완성한다. 그것은 잊히고 숨겨진 기호 루는 규칙적인 직선의 조합은 기하학적 배열을 넘어선 심리적 혼돈을 만들
들의 구조를 통해 드러나는 이미지의 누출과 같다. 이러한 암묵적인 과정은 어낸다. 혼돈은 고정적 관점이 버려지고 창의적 시선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예술과 정신의 고고학을 닮아있다. 이처럼 그의 작업은 기호의 이미지와 그
안에 내재하는 사유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각 기호를 구성하는 동심 동심원과 격자의 결합은 캔버스의 고정된 질서를 집중과 확산이 동시에 공존
원이 그려내는 공간은 물질과 추상적 이미지가 만나는 성찰의 교차점이다. 하는 시선으로 전환하여 질서와 규범의 틀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시선을 구현
한다. 평면으로 구조화된 공간의 틀은 동심원에 의해 서서히 파괴되고 확장
이처럼 작가 이창수의 작업은 순수한 물질적 실체를 사유의 침묵이 움트는 장 되며, 동심원은 원심력과 구심력을 통해 시선을 유동적인 맥동의 소용돌이 속
소로 변형시킨다. 물리적 공간이 생각이나 기억이 머무는 공간으로 전이되는 으로 끌어들인다. 또한 격자의 고정된 힘이 유발하는 긴장감의 리듬은 고정과
그의 작업은 그러한 전이의 긴장감 속에서 그 힘을 온전히 드러낸다. 배경과 리듬의 두 가지 시각적 움직임이 중첩되는 시각적 심연을 만들어낸다. 동심원
같은 색조의 동심원들은 마치 세상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파생되는 듯한 현재 의 잔향은 격자들을 통해 교란되는 동시에, 이로써 격자는 동심원을 통해 폐
형의 메아리로 가득 차 있다. 최근의 작품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러한 동 쇄된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통로를 얻는다.
심원들은 시선을 화면의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동시에 화면 밖으로 분산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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