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전시가이드2025년 09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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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낯섦과 익숙함, 83x83cm, Pigment Print, 2025
2025. 9. 26 – 10. 1 아트프라자갤러리 (T.033-243-4360, 춘천)
낯섦과 익숙함 래를 오간다.
박광린 개인전 표면으로서의 풍경과 물질로서의 이미지
박광린은 외부 세계에 놓인 사진 속 피사체를 기록의 대상이 아닌 미적인 실
험을 위한 매개변수로 다룬다. 언뜻 모호한 추상 이미지에 가까웠던 사진은
글 : 모희(페리지갤러리 큐레이터)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어딘지 익숙한 풍경을 내비친다. 갈라진 땅과 낡은 콘
크리트 벽, 그 위로 벗겨진 페인트와 몇 번이고 덧대어진 전단지 등의 표면은
박광린의 추상 사진은 이처럼 낯섦과 익숙함 사이의 변증법적 구조 속에서 작가의 사진 안에서 추상에 가까운 조형 요소로 자리한다. 이들은 고정된 사
우리의 가장 깊은 바탕에 있는 내적 의식을 함양케 한다. 작가가 40여 년간 물이 아닌 사진-이미지의 시각적 재료로 재구성되어, 다층적인 의미망을 제
이어온 사진 작업 안에서 “또 한 번 나 자신과 마주했다”고 말할 때, 이는 단 시한다. 동시에 익숙했던 풍경 안에서 이질적으로 드러나는 색과 질감, 조형
순한 과거의 반추를 의미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과거를 현재에서 바라보 적 패턴은 현실로부터 거리를 둔 생소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작가의 카메
는 대신, 작가는 현재를 바라보게 하는 생동하는 과거와 그것이 지향하는 미 라를 통과한 피사체는 구체적인 현실로부터 떨어져 나와 추상적인 이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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