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전시가이드 2023년 06월 이북
P. 46

안현정의 전시포커스


         성균관대학교박물관,  <성균관의 보물, Layers of culture> 특별전

                           명품도자와 후기 단색화’ 새로운 전시기법으로 주목받아
                       후기 단색화 대표작가 김택상-박종규-김근태-김춘수의 재해석


        글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김택상의 Breathing light-Green breeze(2016)과 청자잔(靑磁盞)  박종규의 Vertical time 수직적 시간(2023)과 청자상감국화문과형병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는 ‘국가지정유물’ 등 주요 소장품을 선보이는 《성      한 수준 높은 전시구성을 선보인다. 도자기의 유약과 어우러진 한국토양의 바
        균관의 보물, Layers of culture》특별전을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박물관 기획  탕을 층으로 쌓듯 겹치고 스미는 현상은 박물관이 소장한 도자를 현대적으로
        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성균관대학교박물관(관장 김대식)과 동       재해석한 한국 추상 작가들을 통해 오늘로 연결된다. 한국미의 원형을 다채로
        아시아학술원(원장 김경호)의 존경각(尊經閣)이 손잡고 펼치는 이번 전시는        운 변주 속에서 보여주는 창작활동을 ‘성균관대박물관이 소장한 명품자기’와
        오는 23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 열린다. 전시에는 지난 3일 보물로 지정  의 매칭 해 지속가능한 창작미학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레이어의 개념에서 접
        예고된 ‘근묵(槿墨)’과 위창 오세창 서거 7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유물들이     근한 한국미에 대한 해석은 최근 불고 있는 전통전시 열풍에 부응하는 것으로,
        공개된다. 아울러 ‘김천리개국원종공신녹권’과  존경각이 소장하고 있는 ‘춘추      이 파트는 해외 한국문화원-해외 한국관과 협의 후 논의를 확장할 예정이다.
        경좌씨전구해’ 등 국가지정보물인이 함께 전시된다.
                                                        스며드는 빛으로 정의한 순청자와 김택상(1958~)의 매칭을 살펴보자. 김택상
        전시는 총 3부로, 1부 존경각의 보물, 2부 박물관의 보물, 3부 한국미의 레이   은 “한국미란 기품 있고, 과하지 않은, 단아한 아름다움이다.”이라고 정의한다.
        어; 도자와 추상으로 구성된다. 전시의 부재로 사용된 ‘문화의 레이어(Layers   담청색의 청자다완과 닮은 작품 <Breathing light-Green breeze>(2016)는
        of culture)’는 층층이 쌓인 문화재를 어제와 오늘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는   물빛으로 정의되는 김택상 미학의 단면을 반영한다. 작가는 물을 이용해 색의
        뜻이다. 새롭게 변주된 전통과 현대미술의 조화를 보여준 '한국미의 레이어'       번짐과 겹침의 효과를 실험한다. 30여 년이 넘는 물에 대한 해석방식은 ‘스밈
        파트가 주목할 만하다. '문화의 레이어'라는 관점에서 박물관 소장 명품도자와      과 체화(體化)’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물빛의 맑음’을 ‘자연건조’ 방식으로 풀
        한국 후기 단색화 대표작가인 김택상(청자), 박종규(상감청자), 김근태(분청사     어낸 ‘물(水)’과 ‘불(火)’의 상호작용인 ‘담화(淡畫)’로 풀이할 수 있다. 김택상은
        기), 김춘수(청화백자)을 매칭-전시해 해외 뮤지엄 한국관 전시에 활용될 만      30년간 동일한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왔다. 고려청자의 도공이 불을 다스리


        44
        44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