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전시가이드 2023년 06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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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과 컨템포러리 아트








































          대적사 극락전 전경(출처: 국가문화유산포털)


        청도 대적사의 거인 벽화와                                  지하며 겨우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아이를 강 건너에 내려놓고서 하도 이상해
                                                        서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짊어졌어도 이렇게 무거운 적은 없었는데... 너 참
                                                        무겁구나!' 라고 말하자, 그 아이가 '그대는 지금 온 세상을 옮긴 것이다. 내가
        성크리스토퍼 벽화                                       바로 그대가 찾던 왕, 예수 그리스도라네.'라는 말을 하였다고 한다. 그 말이 끝
                                                        나자마자 물에 닿아 있던 레프로보스의 종려나무 지팡이에서 푸른 잎이 돋아
                                                        나고 땅에 뿌리를 내려 나무가 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그로부터 레프
        글 : 박일선 (단청산수화가 작가, (사) 한국시각문화예술협회 부회장)
                                                        로보스는 그리스어로 '그리스도를 업고 가는 사람'을 뜻하는 크리스토포로스
                                                        (Christophoros)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하며, 로마의 데키우스(Decius) 황제
        스페인의  톨레도대성당의  한쪽  벽면에는  거대한  성(聖)크리스토퍼(Saint   가 통치하던 249년 리키아에서 순교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로마 병사들이 그
        Christopher) 벽화가 있다. 크리스토퍼 성인이 지팡이를 짚고서 아기 예수를   를 화살로 쏘아 죽이려 했으나 쏜 화살이 모두 비껴 나가서 결국엔 참수를 당
        어깨에 짊어지고 강을 건너는 장면을 리얼하게 표현했다. 이에 대한 전설은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순교를 기념하여 로마 가톨릭에서는 7월 25일, 동방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를 데리고 강을 건넜는데 그 아이가 자신이 그리스도라        정교회에서는 5월 9일에 크리스토퍼 성인의 축일로 정하고 있다.
        고 밝혔다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연유로 크리스토퍼 성인은 여행자나 운전자의 안전을 지켜주는 수호 성
                                                        인으로 여겨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토퍼 성인을 새긴 작은 액세서리로
        크리스토퍼 성인의 원래 이름은 레프로보스이고, 힘센 거인이며 이교도였다         목걸이를 하거나 팔찌를 차기도 하고, 옷 주머니에 넣어 다니기도 하며, 차 안
        고 한다. 자기보다 힘센 자를 만나면 섬기기로 마음먹고 왕을 찾아갔었고 악       에 달고 다니기도 한다. 또한 아이를 업거나 안고 강을 건너는 사람들을 크리
        마를 찾아가기도 하였으나 실망하면서 악마가 가장 두려워하는 그리스도가          스토퍼 성인으로 대하기도 한다.
        가장 힘이 셀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       크리스토퍼 성인의 이름을 딴 사람 중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탐
        해 찾아다니다 산속에서 수행하던 한 은수자(隱修者)를 만나게 되었고, 은수       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 1451~1506)가 있다. 크
        자는 그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는 일이 곧 그리스도를 섬기는 일'이라고       리스토퍼 성인이 아기 예수를 데리고 강을 건넜다면 그는 배로 대서양을 건넜
        하며 강가에 머물면서 가난한 여행자들을 건네주라고 일러주었다. 그때부터         고 신대륙을 발견하였다. 대항해 시대를 열면서 유럽의 가톨릭을 전파하여 세
        레프로보스는 강가에서 돈이 없어 배를 타지 못하는 순례자나 여행객들을 어        계의 가톨릭이 되도록 만든 최고의 공로자가 되었다.
        깨에 짊어지고 건네주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어린 아이를 건네주는데 어깨에 짊어진 아이의 무게가 가      톨레도대성당의 성크리스토퍼 벽화를 보면 우리나라의 괘불이 연상된다. 우
        면 갈수록 점점 무거워져서 강을 건널 수 없을 지경까지 되었다. 마치 무거운      선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표현 기법은 신체 비례를 하반신보다 머리와 상반
        이 세상을 모두 짊어지고 가는 것 같아서 힘센 레프로보스마저도 지팡이에 의       신을 의도적으로 왜곡되게 더 크게 그렸다. 정상적인 신체 비례로 그린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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