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전시가이드 2023년 08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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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전시포커스
차민영의 Shake Up, 가방 속 파노라마
글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Rotating Horizon, 175×175×50cm, Mixed media, 2022
차민영 개인전 <Shake Up>, GALLERY X2, 7.28-9.15
가방 속에 펼쳐지는 모순적 세계관은 ‘공간의 틈새’를 통해 현상과 본질을 가 품들은 관객참여형 전시를 통해 예술체험의 극대화를 시도한다. 이번 전시는
로지르는 열쇠가 된다. 차민영 작가는 극사실과 초현실이 맞닿은 시·공간의 정교하며 세밀한 표현 능력을 바탕으로 개인의 삶에 기초한 세상의 파노라마
내러티브를 자신만의 ‘훔쳐보기(혹은 본질 파헤치기)’ 방식으로 기록해 왔다. 를 여행 가방 속에서 사실적으로 담아낸다. 이 과정에서 전시는 차민영이 구
이른바 개념적 설치, 언어와 시각을 오르내리며 장난 같은 깊이를 작품의 연 현한 ‘모순적 세계-극사실과 초현실의 공존’ 속으로 감상자를 초대한다. 작품
작 형태로 선보이는 것이다. 밖에서 틈을 관찰하던 시선이 변주를 더하며 진화하는 것이다. 작가는 가방으
로 한정된 경계를 갤러리 공간 전체로 확장해 감상자를 작품의 일부로 편입시
자기혁명적 현실체화, 차민영의 세계관 킨다. 이는 ‘공간-작품-감상자의 순환구조’가 설정되는 독특한 의미해석을 보
여준다. 이는 갤러리 한복판에 설치된 거대한 가방 조형물로 구현된다. 전시
서울 논현동에 자리한 갤러리 X2/엑스투 <Shake Up>가 새롭게 선보이는 작 장에 들어간 관객들은 가방의 일부가 되어 렌즈를 통해 공간 밖을 관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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