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전시가이드 2023년 07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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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강희영_ 마음으로 가는 길, 100x100cm, Oil and oil pastels on canvas, 2022 강희영_ 오아시스, 100x100cm, Oil and oil pastels on canvas, 2023
2023. 6.27 - 7.22 레드부츠 갤러리 (031-426-4123_ 경기 의왕)
단단한 내면에 대하여 글 : 레드부츠 갤러리 제공
강희영,김남희 2인전 강희영 작가는 살아오면서 경험한 인간 관계에서 느꼈던 '불안함과 외로움'
이라는 감정을 주목해 작가만의 색채로 시각화 한다. 작품의 주요 소재인 거
울과 블록은 쉽게 무너지고 깨질 수 있는 것의 표상으로 작가 자신의 자아를
김혜현( 레드부츠 갤러리 대표) 상징 한다. 연약하고 이중적인 자아와 타자들의 관계는 유연하며 동시에 견
고하다.
강희영 작가의 <마음으로 가는 길>작품 속 블록은 툭 건드리면 쓰러질 것 처 작품 속의 컬러 블록 장난감은 언제든지 외부의 충격으로 무너질 것 같은 연
럼 쌓아 올려져 있다. 어린아이의 순수함은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유치하다. 약한 존재를 의미 한다. 컬러풀한 색상으로 하나씩 쌓아올린 블록들은 작가
하지만 모든 창조적인 것은 어린아이의 그 순수함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다. 블 의 다채로운 열망으로 이루어진 자아의 형태를 보여준다. 신중을 기울여 만
록은 스스로가 어디에서 왔는지 잊지 않았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겁내지 않 들었지만 자아의 집은 위태롭고 외로워 보인다.
고 태양을 향해 뻗어가는 나무의 힘을 생각해보자. 블록의 내면은 나무의 본 작가의 거울작업은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과 타인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질을 잊지 않았다. 남들이 위태롭다고 말할때 나무는 그 말을 듣지 않는다. 자 경험을 통해 시작되었다. 거울은 캔버스가 되었다. 거울을 비춰보면서 일그러
신의 길을 소리없이 갈 뿐이다. 작가의 외롭고 불안한 자아는 이미 단단한 내 진 자아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했다.
면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남희 작가의 <담다> 작품은 정화수를 담은 그릇이 작가는 '나'라는 존재가 나의 모습을 한 다른사람이 아닌지, 남이 원하는 모습
다. 흙과 유리의 광물적 속성은 생명력도 의지도 없다. 다만 거기 놓여져 있을 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질문한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존재들 속에서
뿐이다. 작가의 바람은 흙과 유리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포기할 법도 한데 기 특정 개인은 내 모습의 일부분만 알고 있고, 내 모습의 특정한 부분에서만 기
어코 사랑을 놓지 않는다. 도예가 김남희는 스스로 큰 사람이 되고 싶고 아이 대감을 갖는다. 거울과 캔버스 작업은 같은 주제에서 파생할 수 있는 다양한
들을 큰 그릇으로 키워내고 싶다. 그 의지는 고스란히 작품에 담겼다. 흙과 유 이미지를 제시한다. 높은 채도의 강렬한 색채로 표현했다. 밝지만 동시에 외
리는 예술가의 큰 프로젝트에 동참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모든 감상 로울 수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작품은 현대사회의 소통에 대한
자들에게 자신의 굳건한 바람과 위안을 나누어 줄 것이다. 불을 통과하며 얻 작가 개인의 해석이다.
은 따스함을 덤으로 선물받을 수 있는 전시로 초대한다. 감상자들의 개인 본연의 삶 속 관계(자아 혹은 타자와의)에 대한 새로운 성찰
의 기회가 되길 바라며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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