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전시가이드 2022년 04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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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Square of dream5, 53.0×40.9cm, 장지+석채(혼합)




        대상을 심미적으로 파악할 뿐 아니라 이에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대상의 외형        기를 그려 넣음으로써 우리를 동심의 세계, 혹은 희망의 세계로 인도하는 듯
        을 마치 생물도감처럼 재현해 내는 열정을 보이기도 하였다. 대상과 공간, 형      한 뉘앙스를 풍긴다. 이후 그의 바다는 올오버 페인팅의 양상을 보이는데 매
        태의 유동, 그리고 보색 대비를 통해 나타나는 꽃의 형상은 실제의 그것보다       재(媒材)들의 뒤섞임과 정렬(整列)이 화면과 시선의 극적인 긴장 관계를 이루
        더한 매력을 풍기며 관객들과 조우하고 있다. 연꽃은 청말의 회화에서 모티브       며 카오스와 코스모스의 접점에 위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를 찾은 듯 보다 분방하고 자유로운 기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연꽃이라는 사물       이후 김민자는 매우 매력적인 소재를 찾아내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선인장이
        의 핵심을 잘 요추하고 있다.                                다. 다양한 선인장의 모습을 찾아내 이를 요추하는 방식은 섬세하면서도 대범
        한편 <바다> 연작에서 작가는 흥미로운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추상적 기조       하고 자연의 충실한 재현이면서도 강한 추상성을 내포하고 있다. 물질의 유동
        가득한 화면에 종이배나 종이비행기를 배치하여 생동감을 유발시킨 그의 바         을 방임한 듯한 바탕화면의 풍부한 물성을 강조하는 방식은 이전 바다연작에
        다 그림은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의 시선을 끌고 있다. 풍부한 마티에르의 화       서 보여준 바 있지만 작가는 여기에 사실적 형상의 선인장을 그려 넣음으로
        면에 애처롭게 유동하는 종이배는 격랑 속에서도 의연한 자아의 모습을 대변        써 접근하고자 하는 주제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그
        하는 듯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강한 추상성을 보이는 화면은 그 자체로서 모      의 <도시와 선인장> 연작은 고층빌딩의 창가에 놓인 화분의 선인장을 포착
        더니즘 회화의 절대성에 다다르고 있으나 작가는 여기에 종이배나 종이비행         한 것으로 부감(俯瞰)된 도시를 배경으로 클로즈업된 선인장의 모습에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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