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박삼영 개인전 2023. 9. 20 – 9. 25 인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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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樂園)의 꿈,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바라보다.













                                                                               미술평론가  김월수




            예술(그림)은 창의성(새로운 시각이나 개념을 찾아내거나 기존에 있던 생각이나 개념들을 조합하는 것)을 통해
            흔치 않은 것과 같은 독창적으로 새롭고 가치 있는 것을 만들고 독보적인 자신만의 세계를 열어야 한다.


            박삼영 작가는 시각적, 공간적, 혁신적, 총체적, 통합적인 특징을 보이는데 클래식 음악(악기를 연주하는 모습과
            백조의 호수를 연상시키는 풍경 등)과 시와 그림이 하나로 통합되고 어우러져 한 편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
            를 감상하는 듯하다. 이러한 생각의 무늬와 마음의 결은 영혼의 프리즘을 통과하며 독특한 형상과 빛깔(색채)로
            표현된 진리의 세계이다. 각도에 따라 빛을 발하는 블랙 다이아몬드(사랑, 순수, 충성, 열정과 힘의 상징)처럼 만
            물의 기원이 담긴 원시의 풍경으로 들어간다. 이러한 창조 이야기의 중심에는 연결된 깊은 공생관계와 자연계의
            본질적인 상호의존성을 드러낸다.


            작가의 작품은 기존의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는데, 동서양의 융합(절
            충)을 미학적으로 모색하는 과정에서 한국화(구상과 형태의 구성 방식)의 윤곽선(구륵법)과 서양화(감각과 색채
            의 명암법)의 분할된 면(삼각형이나 사각형의 패턴)으로 깊이의 효과(공간의 환영)를 통해 3∼4차원(고차원)의
            세계를 구현하고 프랙털의 구조처럼 배경(추상)과 사물(구상)의 관계 속에서 대립물의 상호침투와 자아의 확장
            으로 재구성하여 그려낸 이상적인 풍경(ideal landscape) 또는 공감각적 회화(synesthetic painting)라고 한다.
            “예술가는 자신만의 약식을 창조해야 하고, 새 작품에는 저마다의 양식이 요구된다”라는 벨기에 화가 제임스 앙
            소르의 말처럼


            <잃어버린 홍적기를 찾아서 2015> 시리즈에서 보면 매력적이고 안정적인 삼등분할 구도 또는 시선이 집중되는
            방사형 구도. 재료는 직물(fabric)에 아크릴을 사용한다. 빅뱅처럼 불꽃이나 용암의 움직임이다. 명암의 대조가
            뚜렷하고 분화된 형태와 구조는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입체적으로 구성된다. 인류가 최초로 나타나기 시작하기
            전, 신생대 말기인 홍적기(洪積期)에 와서 지구 위에 밀어닥친 빙하기가 발달하면서 지질학적으로 큰 변동이 생
            긴다. 생성과 소멸이라는 우주 변화의 법칙처럼 지혜의 눈으로 창조의 비밀을 품고 있는 태초의 시간을 현실의
            세계에 옮겨 놓는다. 어둠은 부자유롭고, 속박되고, 혼돈이고, 공허함이고 여기에 빛이 비치면 존재의 본질처럼
            자유롭고, 해방되고, 질서가 세워지고, 충만하게 된다는 동시성을 보여준다. 생명 에너지의 분출과 절제 사이 균
            형과 조화의 미를 표현한 것으로 고요함 속에 움직임, 움직임 가운데 고요함이라는 정중동(靜中動)의 미학을 담
            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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