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전시가이드2020년 10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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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여명 110×110cm 한지, 수묵 2020
온생명과 낱생명의 관계로 개별적 존재는 전체의 질서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
“꿈속에서, 자신이 나비로 변한 것을 보았는가? 아니면 나비가 꿈을 꾸면서, 스 장안순의 자연은 장자의 자연에 기대어 있다.
스로 장자로 변한 것을 보았는가?” 그의 눈길은 물의 마음, 바람의 마음이다.
장자의 호접지몽은 자신이 인간으로서 꿈을 꾸다가 나비로 둔갑했는지, 아니 물과 바람의 길은 가는 길이 따로 없는 자연의 길이자 무욕의 길이고 무소유
면 원래 나비였던 자신이 인간 장자로 변한 것이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의 길이다.
뜻으로 ‘온과 낱’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작가도 작업 중에 이미 작품의 한부분이 되어 있다. 진아眞我다.
세상은 본질이전에 관계다. 노자는 마음이 바깥으로 향하면 에고와 현상계가 되고 마음이 안으로 향하면
현장 오브제들이 어떻게 작품 속에서 서로 관계하고 있는가에 따라 회화적 상 진아眞我가 된다고 했다.
상력의 폭과 깊이가 달라지는 것이다. 바깥을 통과해 안쪽으로 향하는 그는 순화된 자아를 만나는 선善이다.
그의 회화는 관계의 미학 혹은 사유의 수단으로 존재한다. 진아眞我는 이미 하나가 된 ‘스스로 아무것도 아닌 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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