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전시가이드2020년 10월호 이북
P. 36
박종철 컬럼
송진영,Rearrangement-2020(LOVE5), 25.8cmx17.9cm, Acrylic on canvas
당신(當身)을 사랑합니다 신을 사랑하는 이유(理由)는 미술문화를 향상(向上)시키는 요소(要素)를 인
지(認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具體的)으로 말씀 드리겠습니
다. 만일 A갤러리스트님께서 제가 처음이면서, 자주 썼던 제너럴리얼리스트(
아무런 특징(特徵)이 없음은 물론, 미학의 최저(最低)한의 기초(基礎)도 갖추
박종철 (미술평론, 칼럼니스트, KCAA대표)
지 못한 범속한 사실주의(寫實主義)작품에만, 잘 팔린다는 이유만으로 매달
리는 작가)의 작품만 전시했을 경우, 처음에는 보기 쉽고 편하다는 이유로 몇
점이 팔리겠지요. 그 작품을 구매(購買)한 애호가(愛好家)나 콜렉터는 시간(
코로나바이러스-19의 환란(患亂) 속에서도 꿋꿋이 갤러리를 지켜주시어 미 時間)이 흐름에 따라 작품을 감상(感想)하는 안목(眼目)이 필연적(必然的)으
술문화(美術文化)를 수호(守護)해주시는 갤러리스트, 당신을 사랑합니다. 박 로 높아질 것입니다.
봉(薄俸)의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갤러리와 같이 하시는 큐레이터님, 당신
을 사랑합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무조건(無條件) 잘 팔리는, 범속(凡俗)한 작 게속(繼續)해서 A갤러리에서 제네럴리얼리즘의 작품만을 전시해올 때는 처
품(作品)의 제작(製作)에만 심혈(心血)을 기울이는 작가(作家)에게 눈길을 주 음에 작품을 구매했던 고객(顧客)과 미술애호가(美術愛好家)들이 A갤러리의
지 않고, 장르를 구분(區分)하진 않으면서도 일정(一定)한 수준(水尊)의 미학 전시경향(展示傾向)을 기억(記憶)하고 발길을 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美學)이 엿보이는 작가에게 전시기회(展示機會)를 제공(提供)하는 갤러리스 으로는 그 작가의 전시회 리플릿의 평문(評文)이 문제점과 과제조차도 제시(
트, 큐레이터님, 당신을 더욱 사랑합니다. 어려운 현실(現實) 아래서도 미술 提示)하지 않는 칭찬(稱讚) 일변도(一邊倒)로 쓰여 졌다면 평론가, 작가, 그리
인(美術人)의 길을 걷는 이 땅의 전업작가(專業作家)님들, 당신을 사랑합니 고 A갤러리스트 3인도 고객, 콜렉터, 나아가 미술인(美術人)들로부터 외면(外
다. 평론가(評論家)에게 자신(自身)의 작품에 대한 평문(評文)을 의뢰(依賴)하 面)을 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소탐대실(小貪大失)을 가져올 것이며,
면서 ‘선생님 제 작품의 좋은 점 뿐 아니라 문제점(問題點)과 과제(課題)도 기 결과적(結果的)으로, 미술문화의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작가님과
탄(忌憚) 없이 말씀해주세요’라고 말하는 작가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제가 당 갤러리스트님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현실참여(現實參與)와 이데올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