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전시가이드2020년 10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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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Ⅱ, 65.2×90.9cm, oil on canvas







                                                                                        자연호흡색, 53×40.9cm, acrylic







                                                                      깊고 아득한 ‘생명의 공간’, 세포 하나하나가
                                                                  서로 얽히고 얽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바로 그 ‘공간’,
                                                                     모든 것을 포용하는 진정한 평화로움의 상생의
                                                                        무한함이야 말로 대자연의 공간이다.

                                       신화Ⅲ, 65.2×90.9cm, oil on canvas




            국 대자연의 일부임을 깨달아가고 있는 듯하다. 모든 것의 일부분인 산, 인       은 선을 찾아가는 고행 가운데 대자연(산) 속에서 호흡하는 자신을 마주한다.
            간으로 하여금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위대한 자연 ‘산’을 사유하고자 한다.
                                                            예술가들은 현실과 이상의 부조화가 첨예하면 할수록 가상 공간을 창조하고
            인간은 자기표현의 욕구가 있다.                               자 열망한다. 그러나 각자가 숨 쉬며 살고 있는 이 환경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표현은 내면의 감성을 외부로 들어내는 행위이자, 타인과의 공감을 이룰 때 만      따라 그 내용과 가치는 달라진다. 다시 말해 내가 살고 있는 곳의 풍토, 어떤
            족이 커지고, 소통이 이루어지면 효과는 폭발한다.                     공간의 지질이나 기후, 경관 등은 인간의 삶과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다. 그래
                                                            서 나에게 있어 ‘호흡(呼吸)’과 ‘풍토(風土)’는 새로운 화두이다.
            창작은 자기표현의 행위이다.
            인간은 창작활동을 통해 존재와 세계에 대한 의문을 표현한다. 또한 자아와        오감만이 전부가 아닐 것이다. 내면에 귀 기울이고 모든 것을 온전히 받아들
            비자아 즉, 의식과 무의식 세계와의 진정한 관계를 끝임 없이 탐구해 나간다.      이는 순간, 비로소 고요함이 찾아온다. 삼라만상이 한데 얽힌 전혀 다른 차원
            시각화로 완성된 대상 ‘산’은 거시적인 관점을 벗어나 점차 미시적 관점으로       이다. 깊고 아득한 ‘생명의 공간’, 세포 하나하나가 서로 얽히고 얽혀 생성과 소
            옮겨간다. 지속적인 미시화, 결국 형태마저 해체하기 이른다. 물질의 원초적       멸을 반복하는 바로 그 ‘공간’, 모든 것을 포용하는 진정한 평화로움의 상생의
            에너지가 자기존재의 본성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 형태의 붕괴 과정은 선        무한함이야 말로 대자연의 공간이다.
            의 경지(호흡)이다. 즉, 대상의 시각화, 시각의 붕괴, 그리고 끝없는 붕괴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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