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전시가이드 2024년 0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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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송운(松韻),  90.9.× 72.7㎝ mixed media on canvas



        하는데 그 예술성을 시각적으로 잘 살려 표현하였다 할 수 있다.             아울러, 전율이 흐르는 자연의 소리가 흘러나오는 소나무는 맑고 청아하
                                                        다. 단정하고 깔끔하게 색조의 평온함을 주는 여백으로부터 작가의 소나
        소나무의 배경이 되는 여백은 색에 따라서 소나무의 존재에 독보적인 빛          무 한 그루는 시선을 압도한다. 소나무 가지는 역경과 시련을 이겨낸 듯
        을 내어준다. 흰 여백은 담백하고 간결하다. 텅 빔의 공허함을 소나무의         강약을 조절하여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나무껍질이 겹겹이 쌓여 시간
        무수한 솔잎들이 채워주며 사시사철 여유롭고 차분하게 울창함을 극대            의 흐름을 보여준다.
        화시킨다. 또한, 여백은 솔잎의 푸르름이 갖는 색채의 단조로움을 하나
        의 빛으로 승화시켜 소나무의 생명력이 하나의 절경이 되어 눈 앞에 펼          질감에 짙게 번져온 색채는 소나무의 단단한 가지의 힘을 더하고, 가지
        쳐지게도 한다.                                        사이에 풍성한 솔잎들이 늘 푸른빛의 영원함을 강조하며 소나무 특유의
                                                        향기를 풍긴다. 바람을 더하는 순간 느껴지는 솔잎 향이 화폭을 감싸며
        화폭 속에 펼쳐진 소나무의 짙은 솔잎 색의 생기가 붓의 터치로 윤기를          한 그루 소나무의 품격을 더할 나위 없이 높여준다.
        가득 머물며 푸르름의 향기를 더하고, 자연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폭 속의
        여백은 소나무의 솔잎과 거칠고 단단한 가지를 더욱 강인한 존재로 표현          자연으로 들어가는 과정으로 안내하는 안내자로서 소나무는 오랜 시간
        한다. 어떤 생명력보다도 강인하고 고상한 기상을 갖추고 있어서 늠름하          을 견뎌온 한 존재의 생을 묵묵히 지켜보게 한다. 변화하는 것에 버티고
        고 운치 있는 절개의 관념은 아름다움을 더하면서도 인내하는 정신의 절          스스로 자생하는 힘을 키워 간 작가의 소나무는 차분하면서 따뜻하게 감
        제미가 깊숙이 파고들게 한다.                                싸 안아주는 바람의 소리와 함께 잔잔하면서도 활기찬 소리를 내어준다.
        소나무가 사계절 내내 푸르름은 세월의 풍상과 싸워나가는 강인한 역경           이번 <송운 展>을 통해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의 맑고 청아함이 작가
        속에서도 끈질기게 자신의 의연함을 지켜내는 덕성 등이 고스란히 반영           의 붓끝에 의해 시각적으로 완성되며 생명력을 얻었다. 송곡 고재봉 작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 중에서도 매우 고고하고 위엄과 기품이 있으         는 소나무가 주는 맑은 소리로 짙은 자연의 강함과 귓가를 스치듯 자리
        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파동은 깊은 울림을 준다.                     잡는 미학을 표현함으로써 소나무의 생명력과 바람의 기운에서 무한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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