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전시가이드 2024년 0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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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전시
야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하고 노래 부르며 지붕에 던졌다. 까치가 헌 이 대 된 이빨의 전령사 갓치가 오래오래 남아있을 방법은 없는 걸까 생각해 본다.
신 예쁜이로 가져다 줄 것이라 믿으며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지붕 위를 오래오
래 올려다봤었다. 그 뒤에도 까치에게 신성한 의식을 치르고 거울을 들여다 어라? 글을 쓰고 있는 이른 아침. 베란다 화분대에 까치 한 마리가 기웃대며 날
보면 영구치가 삐죽 보일 때도 있고, 마치 살점이 떨어져 나간 듯 검붉게 패인 갯짓을 하다 날아간다. 어찌 알았나, 내가 자신들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영
구멍이 보이기도 했다. 물이긴 하나 보다 싶어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면 느티나
무 위 까치둥지가 보인다. 오늘처럼 공중 비행을 하다 쉬어가기도 하지만 경
우리네는 까치를 옛말로 갓치라고 불렀다. 갓치(까치)가 갓치(새 이)를 물어 쾌한 지저귐으로 자신들의 건재함을 전해주기도 한다.
다 준다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새로 난 이빨도 갓치기 때문에 오랫동안 까
치가 새 이를 가져다준다고 믿은 것이다. 헌 이를 지붕위로 던져 올린 행위는 곧 설날이다. 손녀가 오면 튼튼하고 가지런한 이를 가져다준다는 까치얘기를
아이의 귀중한 신체 일부였던 이를 아무 곳에나 버려 밟히지 말라는 조상들 하며 놀이터 느티나무를 함께 내려다 봐야겠다.
의 사려 깊음이 담겨 있다.
생활의 서구화 때문일까. 이빨요정은 아이가 유치 빠진 것을 베개 밑에 놓고
자면 이때 부모들이 반짝이는 가루를 뿌려 놓고, 새 이빨을 나게 해주는 요정
이 왔다갔다고 하던 유럽 풍습이다. 발치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해주려는 부모
들의 지극한 노력만큼은 동서고금을 떠나 하나도 다를 바 없는 것 같긴 하다.
우리의 곁에서 친근한 이웃으로 함께 해온 갓치마저 요망한 이빨요정에 떠밀
려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아쉽기만 하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한맥문학 신인상 등단(1994)
•광주문인협회 회원
•광주문학 현 편집위원
•'월간전시가이드 쉼터' 연재
• 무등산백일장 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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