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전시가이드 2024년 0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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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人 自天(여인 자천)  87x35cm                                果遇卽事 秋史 金正喜(과우즉사 추사 김정희)  69x68cm



                                      어제의 글씨가 오늘 더 아름다워졌다고 해서 결코 변화된 것이 아니다.
                                               “변화의 생리는 새로움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잘 쓰는 게 목표가 아니라, 새로워지는 게 목표’여야 한다.





            없이 꺼내어 이를 대신하고자 한다.                             술의 이러한 흐름은 서예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술은 그 역사를 관통하는 전통의 힘에 의해 전개되고 유지된다. 고전이라        ‘어제 보다 오늘 더 잘 쓰고, 오늘 보다 내일 더 잘 써야 한다’ 는 강박관념에서
            고 해서 낡은 것이 아니다. 시대를 초월한 미래의 정답이 그 속에 숨겨져 있다     벗어날 필요가 있다. 어제의 글씨가 오늘 더 아름다워졌다고 해서 결코 변화
            는 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과정에서 되새겨야 할 것은 “내가 쓰는 글씨는 나    된 것이 아니다. “변화의 생리는 새로움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잘 쓰는 게
            의 것인가, 아니면 옛 사람의 것인가?” ‘모방인가 창신인가’ 의 문제를 줄곧 자   목표가 아니라, 새로워지는 게 목표’여야 한다.
            신에게 되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에 종착점은 없다. ‘예술의 완성(完成)은 영혼(靈魂)의 소멸과 궤를 같이
            기능(技能)과 시간(時間)의 공력만으로 정리되지 못하는 새로운 심미세계(審       한다.’ 그래서 예술은 미완이며, 완성의 끝도 없는 것이다. 미완이 다시 미완
            美世界)를 열기 위해, 자아의 내면적 특성이 드러나는 새로움을 찾는 일은 매      으로 이어지고, 쉼 없이 시대의 새로움을 구하는 과정인 것이다. 현명한자는
            우 중요하다. 시대예술(時代藝術)의 특성으로 보이는 이러한 새로운 심미는,       미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에 겸손하고 시간을 기다리며 결코 두려워
            창작 주체자의 인격적 개성이 여러 가지 환경에 적응되었을 때, 비로소 다양       하지 말아야 한다.
            한 형태로 나타난다.
                                                            무외(無畏), 얼마나 담대한 말인가?
            예술은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창조를 위해 끊임없이 변해간다. 예술의 이러       두려움을 극복해야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는 것이다. 이게 현대성을 구하는
            한 모험적인 특성은 사고가 자유로운 예술가들의 흥취 있는 예술 활동을 통        서예의 미래이며, 서여의 서예세상을 여는 단초(端初)다.
            해, 예술을 공통적인 본질에 머무르지 못하도록 항시 유동 시켜왔다. 현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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