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전시가이드 2024년 0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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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경계-壽陀, 55x96cm, 2024







                               2024. 2. 7 – 2. 23 장은선갤러리(T.02-730-3533, 운니동)






         경계의 시간에 서다                                     그의 화면은 다분히 원칙적이고 합리적이다. 멀고 가까움을 구분하고 사물의
                                                        크고 작음을 나눠 수용해 내는 일련의 과정은 흐트러짐이 없다. 더불어 여백
        신철균 초대전                                         의 설정과 농담의 구분, 그리고 사물과 사물간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도 파격
                                                        이나 변용을 경계함이 여실하다. 화면 전반의 조화와 균형을 통한 중용(中庸)
                                                        적 가치의 추구는 그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가치라 여겨진다. 이 역시 그의
        글 : 김상철(미술평가)                                   천성에서 기인하는 바일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 신철균의 예술 역정은 실경 수묵산수화로 일관하고 있다. 풍부하고 깊이       그의 산수는 필 보다는 묵을, 기(氣) 보다는 운(韻)을 지향함이 여실하다. 빠르
        있는 수묵의 유장한 맛은 그의 작업이 지니는 첫 인상이자 장점이다. 그의 작      고 강한 일필의 유혹을 모나지 않은 유연한 필선으로 대체하고, 대상의 명료
        업은 크고 기이하며 특별히 아름답거나 유명한 풍광을 굳이 취하지 않는 것        함 대신 그윽한 수묵의 운용을 통해 표현해 내는 그의 산수는 그래서 장중하
        도 특징이다. 일상의 주변에서, 혹은 삶의 언저리에서 포착된 자연의 인상을       고 무거운 깊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기(氣), 혹은 기세의 표현은 필(筆)이 지니
        특유의 감성적인 필치로 표현해내기에 그의 화면은 익숙하고 친근하다. 강원        는 장점이다. 강하고 분명하며 그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쾌한 속도감
        도를 태생지로 하고 교육자로서, 또 작가로서의 삶 역시 이를 바탕으로 일관       과 호방한 운동감 등은 필의 운용에서 기대되는 효과이다. 그러므로 필은 직
        하였기에 이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접적이고 남성적이다. 이에 반하여 묵(墨)은 상대적으로 정적이며 소극적이
                                                        다. 그러나 묵은 두터움과 깊이를 제공해 준다. 기(氣)가 직접적으로 종을 때
        그의 산은 늘 너그럽다. 크고 웅장한 덕목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대작에 있어       리는 쇳소리라면, 운(韻)은 이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와도 같은 것이다. 당
        서나, 자연의 소소한 부분에 눈길을 주는 작은 화면에서도 이는 공히 포착되       연히 기가 있어야 운이 생성되는 것이고, 운이 있어야 기는 비로소 의미를 갖
        는 바이다. 이는 단순히 그의 기법이나 표현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게 된다. 분명 실경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는 자연에 대한 관찰과 교감을 통
        천성이 반영된 자연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겨진다.           해 자신을 투영하고 그 결과를 조심스럽게 화면에 표출하고 있다. 그래서 그
                                                        의 산은 두텁고 친근하며 깊이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그가 포착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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