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전시가이드 2024년 0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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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48x74cm, 한지에 혼합재료 무제,144x76cm, 한지에 먹
글 : 베르너사세 작가노트
우리는 주변 환경이 시끄럽고, 날카롭고, 더 좋고, 더 높고, 더 많이 변화
하고, 사회적, 경제적 삶이 바쁜 시대와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가 무엇인
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든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지 숙고할 시간과 에너지
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대부분의 현대 미술은 그 전철을 밟고 있으며, 따라서 너무 날카롭고, 너무 화
려하고, 너무 완벽하게 스타일링 되고, 너무 명백하게 감각을 자극하고, 너
무 선정적이다. 이러한 혼돈에 맞서 진정한 현대미술은 단순하며 화려하
지 않아야 한다고 나는 제안한다. 관객의 상상력이 커질 수 있는 여지를 남
길 수 있을 만큼 단순해야 하며, 관객이 "자신의 머릿속에서 그림을 완성"하
도록 자극하기 위해서는 불완전해야 한다. 그림은 화가가 부여한 주제로 관
객에게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되며,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미를 찾도록 하거
나, 더 나아가 모호하고 다양한 해석에 열려 있어야 한다. 미술이 답을 주는 것
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게 하자!
이러한 관찰과 질문을 염두에 두고, 나는 의도적으로 간단하지만 오래
된 몇 가지 자료만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닥나무 껍질로 만든 한지, 지방과 물
을 섞은 그을음으로 만든 먹물, 따뜻한 색을 내고 곱게 빻은 흙. 그리고 먹
이 산, 새, 꽃과 같은 다른 것을 묘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에서 해방된
다. 먹에 그 고유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준다.
오른쪽 작품은 단순한 흑백 작품으로 기본 주제는 균형, 대비, 역동성 및 내
면의 평화이다. 이 그림에는 서로 직접 연결된 두 개의 검은색 영역 즉, 위쪽
의 둥근 부분과 그것을 지지하는 아래쪽 영역이 있다. 아래쪽 공간은 땅이 지
탱하는 바위처럼 단단히 고정되어 있고 그 윗부분에는 마치 아이를 안고 있
는 엄마와 같은 몸짓으로 둥근 공간을 품고 있다. 지배적인 공간은 맨 위에 있
는 둥근 공간이다. 그 에너지는 주변부에서 나와 중심에서 절정에 이른다. 굳
건히 자리 잡은 상태에서 자신의 중심을 찾는 것이 관조나 명상이며, 그렇기
에 그림은 단순하지만 명상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위쪽 원형 공간을 둘러
싼 흰색 공간은 오른쪽과 위쪽을 가리키고 있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 미
래로 가는 방향을 가리키며 낙관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무제, 77.5x142cm, 한지에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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