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전시가이드8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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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종합전시관 외 60여 개의 개인 전시관이 형성되어 있으며, 각 도요지마다 도자기의 제조 과정을 견학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매년 국내 도예가를 대표하는 도자기 축제가 열리고 있는 곳이다.

                                     도예화가 백종환은 여주 점동면에서 도예와 회화의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자유로운 작가만의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
                                  는 도예가이자 회화작가 이다. 서울에서 이곳 여주에 내려와 어우실 작업실에 안착하며 작가만의 독창적인 도자회화의
                                  새로운 조형세계를 정립하여 나가고 있다. 2005년 작가가 의도하는 소재를 찾아 동막골과 비슷한 여주 어우실 동네에 어
                                  우재미술관을 세우고 그 안 어우실작업실에서 새로운 창작의 열정을 쏟고 있다. 백종환화가는 자연의 중복되지 않은 소
                                  리에 색을 입히는 과정으로 제15회개인전(2019) 전시타이틀인 ‘Song of object’를 통해 도자토를 채료(彩料)로 사용하여
                                  캔버스에 서정적 구상을 표현 함 으로 인간의 삶 속 내면의 긍정적 에너지를 화폭에 담아내는 담론을 제시 해 내고 있다.
                                  백종환 작가의 채료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 채료가 아닌 우리나라 전통옹기를 만드는 흙을 도자기 가마로 초벌 소성한
                                  후 잘게 부순 가루를 분채화(粉彩化) 하여 거칠은 채료로 완성한다. 캔버스에 나이프 등을 이용해 채색을 덮고 자연과 함께
                                  하는 작가의 서정미 넘치는 주재의 구상표현에 따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도자회화의 독창적 창작표현을 하고 있다. 구
                                  워낸 흙을 통한 서정적 구상은 캔버스위의 거칠은 마티에르(matière)와 함께하는 채료의 특성을 간직한 채 캔버스의 평면
                                  위에 부조화(浮彫化)를 이루는 조형적 표현방식이다. 선사시대로부터 간직해 온 흙을 통한 토기류의 소박하고 고고한 질
                                  감과 전통적 색상의 채화를 통해 자연과 함께하는 우리민족의 서정적 감성을 이야기 하듯 풀어나간다. 도자회화의 장르를
                                  독창적인 채료의 사용으로 개척해 나가는 동시에 작가는 도자벽화의 고정성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고 회화로 접근하여 도
                                  자벽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회화로서 표현되는 도자벽화는 이동성을 담보하고 무게와 파손의 염려를 해
                                  소하는 동시에 작가가 가지는 도예의 기본 정신과 함께 옹기토 가루를 채료로 사용하는 창작활동 30여년의 내공으로 현
                                  대와 옛것에 대한 조형감상의 세계로 인도하여 준다.

                                  “나는 점토를 가마에서 굽고 한지를 배접하고 쪼아내고 그리는 일련의 작업 방법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이와 같은 공예와
                                  회화, 조소의 개념을 융합하는 것은 작가가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고 나의 순수 영역을 확립하고자 함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주변의 일상을 그리는  수필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이야기를 덜어내고 비우고 남는 여백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소소
                                  한 삶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나는 이와 같은 구운 흙 작업으로 제작한 작품을 1990년 서울갤러리에서 발표
                                  한 이후 줄곧 백종환의 <흙 그림>전 이라 칭하며 전시해 왔다.” -벡종환 작업노트중-

                                  여주 점동면 인근의 또 다른 곳 신륵사 주변에는 박수현도예작가가 있다.
                                  도예가 박수현은 전통을 잇고 재해석하여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현대도예작가로 여주의 조질무문토기발(粗質無紋土器鉢)
                                  로 시작된 천년의 도예정통성이 현대적으로 새롭게 표현되고 발전되어 가고 있음을 깊이 공감하게 된다. 도예가 박수현은
                                  전통 도예의 기본기를 착실히 다지고 대학시절 부터 도자벽화와 전통문양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우리의 전통문
                                  양을 자신의 현대도예 창작활동에 접목해 보고자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통한 창의적 작품활동을 해왔다.
                                  정형적인 창작활동을 넘어 실험적 창작의 고민으로 당시 공예가들에게는 생소한 캐드(CAD)를 배우고 익혀 학부졸업 후
                                  석사과정을 통해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도자디자인 개발에 관한연구’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는 전통을 바탕으로 하지
                                  만 공예로서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보고자 연구 노력하는 창의적 도전정신이 박수현작가의 에너지로
                                  증폭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대학 강단에서 수많은 후학들을 지도하며 어느덧 중견작가로써 편한 작업을 할 수도 있겠
                                  지만 작가 박수현은 지금도 자신의 창작목표 성취를 위한 다양한 경험과 함께 직접적인 체험에 적극 노출되어 성취해 나
                                  가고 있다.

                                  2018년도 개인전을 통해 발표한 ‘도자와 민화(民畵)는 어울림이다展’(2018. 6 여주세계생활도자관)을 통해 발표된 도자와
                                  민화의 콜라보(collaboration)작업은 단순한 전통민화 이미지의 콜라보작업이 아니었다. 도자와 민화는 고려시대부터 조
                                  선중기의 번성기를 거쳐 우리정서 속에 함께해 온 숨결이다. 박수현작가가 이야기 하는 도자와 민화는 그러한 면에서 우
                                  리네 민초들의 어울림이라 할 수 있겠다. 예로부터 우리의 생활 속에 가까이 있는 일상으로 어우러지는 민초들의 이야기
                                  와 삶을 표현하였음이다. 작가는 도자와 민화의 어울림을 위해 전통민화 기법을 수년간 체험하고 표현방법을 익혔다. 전
                                  통 민화를 연구하고 도자 작업에 접목하기 위해 수년을 실전에 탐구였다는 점은 그녀의 창의적인 작업관과 새로움에 대한
                                  도전정신이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되고 있는지 볼 수 있으며 완벽을 추구하는 작가정신에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를 쉽게 지
                                  나칠 수 없이 감상할 수 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작업을 현대적 표현의 모색으로 작업 방향을 찾고자 컴퓨터로 구상하고 계획하는 첨단의 IT기술을 활용하고 전통의 문
            양을 접목한 작업의 방향을 연구 하여 전시하였다. 현대도예가들이 최근에 이르러 다양한 작업방법을 모색하며 전통이라는 연관성을 가지고 발전해 나가고 있
            는 속에 박수현 작가의 ‘도자와 민화(民畵)는 어울림이다展’은 그 과정의 모색시점에서 민화에 대한 표현기법의 연구와 현대산업도자의 컴퓨터 작업과정(NC조
            각 및 성형) 및 오브제와 페인팅 등 다양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인 새로운 감흥을 전해준 전시라 할 수 있다. 민화를 도자부조 벽화로 형상(刑象)화 하는 작업은
            회화(繪畵) 속에 표현된 붓 터치와 전통 문양의 현대화를 보여주는 작업이며 이를 통해 테셀레이션(Tessellation) 하는 과정을 이룬다.
            도자와 민화의 어울림을 통해 문화적 가치로 간직하고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 도자회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다양한 컨텐츠로의
            발전방향을 모색한 도자회화의 새로운 가치 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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