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전시가이드 2021년 1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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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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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식으로 재해석되어 독창성으로 발휘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많은 사람들에        현기법을 구사했다. 그것은 세종대학 수업기의 영향으로 대한민국의 정서적
            게 이미지네이션(imagination)을 유발시키는 감관(感官)으로써 대중의 뇌리   인 풍경화를 표출하면서 세잔을 좋아했던 과정을 초탈하고, 어느 날 피카소
            에 기억으로 살아 있게 될 것이다.                             로부터 받은 인스피레이션은 기하학적 요소에 집착하게 했고, 사랑의 화신 동
            그러니까 형태의 아름다움과 의미로서의 가장 위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비          백꽃에 기하학적 요소를 접목하여 사실적인 정물이 아니라 선묘에 의한 형상
            롯하여 가족의 사랑, 나라 사랑, 친구의 사랑, 또는 짐승들의 사랑, 곤충의 사    표현에 이르게 된 것이다. 특히 동백꽃 배면에 추상적인 삶의 영역을 표출한
            랑, 식물의 사랑 등등. 생명 줄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물론   것이 더욱 빛나는 관건(關鍵)으로 부각되고 있다. 추상적인 표상이지만 동백
            많은 사람들이 사랑이란 개념을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으면서도 사랑을 운위        꽃의 단순한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는 연조(軟調, low contrast), 중간조(中間
            (云謂)하고 있다. 시인들이 흔히 사랑 이야기를 전개하면 모정이나 연애에 붙      調, normal contrast), 경조(硬調, high contrast)가 신묘하게 복합적인 조화
            여 서정적인 글을 남기지만, 미술가가 그림으로 사랑을 표현한다는 것은 매우       를 이루고 있어서 단순성을 정치(精緻)한 회화로 완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어려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정이 넘치는 것만이 아니라, 때로는 슬     러한 창조적 표상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인스피레이션이 절대적으로 요구되
            프기도 하고, 때로는 아프기도 하고, 숨 가쁘기도 하고, 참담한 상처이기도 하     는 것이며 천재적인 발상으로 예지력을 발휘하여야만 가능하다. 기억으로부
            고, 회오(悔悟), 그리고 성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알 수 없기도 한다. 이러   터 나타나는 번뜩임은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 지나가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
            한 인간의 초극적인 태마를 자신만의 회화양식으로 완성하고 있다.             에 의해 기록으로 남기거나 그림으로 남기는 방법이 중요하다. 보통 사람들
                                                            이 쉽게 간과하기 쉬운 사물을 홍승욱의 세심한 관찰력은 나날이 일기장에 기
            그간에는 봉평의 메밀꽃이나 제주의 유채꽃, 순천만의 억새 등을 채택하기도        록하듯이 기억상으로 존재하고 있어서 그것이 표상(表象)으로 작용해 왔다.
            하였고, 서정적인 풍경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작품을 구사해 왔지만 생명
            의 줄기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인해 동백꽃에 천착(穿鑿)하게 되      추상이란 어떤 형상 속에 또 다른 상을 추출한다고 볼 수 있는데 홍승욱은 동
            었다. ‘애타는 사랑’, ‘비밀스러운 사랑’, ‘굳은 약속’,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한  백꽃에서 강렬한 선을, 그리고 화면(畵面)에서 색면을, 그리고 배면에 인간의
            다’, ‘당신의 사랑을’, ‘당신의 사랑이 나를 아름답게 한다’’는 여러 가지 꽃말이   다양한 삶의 형상을 표현함으로써 수 많은 생명체들이 구상되고 있으며 실물
            있기 때문이었다.                                       체의 구체적인 형상을 단순화하여 독특한 개성미를 표출하고 있다. 이러한 추
                                                            출형식은 추상성을 근원으로 한 하나의 사상을 정립한 조형요소로써 자신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이라는 단순 소재를 극복하기 위해 모험적인 새로운 표       의 회화적 사상을 자유롭게 포괄적으로 표현해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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