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전시가이드 2021년 1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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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생명의노래-화홍산수, 65×52cm, 혼합재료에 먹과채색, 2021
2021. 12. 4 – 12. 8 인천문화회관 대전시실 C03 KMJ아트갤러리 (T.010-5664-5523, 인천)
인천아트페스타 증식한다. 그게 생명이다. 본질과 본질이 만나 더 큰 본질로 증폭해온 것,
그것이 지금껏 생명이 성장해온 역사요, 우주가 성장해온 역사다. 그 하모니가,
김병종 展 여운이 못내 잊혀지지 않는 이들은 김병종의 그림을 좀더 찬찬히 들여다볼
일이다. 그렇게 찬찬히 보노라면 불현듯 그의 그림 또한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자연스레, 아, 내가 단순히 이 그림을 보고 있었던 게
글 : 김병종 작가노트 아니라 이 그림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행복한 기분이
들 것이다.
우리의 기억이 머무는 곳, 우리의 그리움과 향수가 머무는 곳, 꿈엔들 차마 아마도 이 행복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우리가 그림을 바라보는 것은.
잊힐 리가 없는 곳, 우리의 동경과 희망이 메아리치는 곳, 그곳이 바로 시간이 아마도 이 행복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와 눈길을
멈추는 곳이다. 이 시간의 못으로 흘러들고 싶을 때 우리는 눈길을 돌려 저 먼 주고받는 것은.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을 때 얻은
하늘을 바라보거나 눈앞의 작은 사물들을 관조하게 된다. 게 무엇인가? 바로 행복이다. 존재가 존재를 바라볼 때, 본질이 본질을 마주할
그렇게 우리의 삶은 순간에서 영원으로 스며든다. 김병종의 세상이 아름다운 때 생겨나는 것, 그래서 저 우주 끝까지 퍼져나가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
것은 생명들이 서로를 향해 진솔한 눈빛을 던지기 때문이다. 서로를 형상이 김병종의 그림에서 그 행복의 파장은 무엇보다 분청사기의 흰색으로 환하게
아니라 존재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본질은 그렇게 교환되고 본질은 그렇게 피어오른다. 행복의 색깔은 무슨 색인가? 무지개 빛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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