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전시가이드 2021년 06월 이북
P. 81

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COVID19-flying   collage on panel   40x40cm   2021



            곰삭여져서 오히려 서정적으로 다가온다. 구성적 감각은 시각적 파격이나 채        로, 그 자체가 사랑이며 그렇기에 만인을 향한 초대가 그 본연인 그런 곳이다!
            색의 과잉에 기대지 않는다. 그것 위를 감아도는 분위기는 한껏 긍정적이다.
            다다나 네오 다다의 전복이나 해체 지향과는 거리가 멀다.                 전미선의 감각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염원으로 이끌린다. 그가 자신의
                                                            ‘감각의 확장’을 말할 때, 그것은 “이 세상의 저편에서 작동하고, 이 세상에서
            회화적으로 구현된 이 세계는 그 내부의 모든 것들로 서로에 대해 특권적이지       감지되는 것으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라우센버그의 아쌍블라주 회화가 예술
            않으며, 균형을 깨지 않는 관계성, 곧 은유적인 수평성을 성취하도록 이끈다.      을 삶의 어떤 중간 지점에 위치시키고 싶었다면, 전미선은 예술을 삶의 부조
            구성의 각 시각적 단위들은 각각의 고유한 서사를 지니고 있지만, 어떤 서사도      리를 초극하는, 생명의 빛으로 나아가는 관문으로 재구축하고자 한다. 그 관
            서를 맞댄 채 이웃하는 다른 서사들에 대해 권력적으로 우위에 있거나 열등하       문을 통과해 그 지향점을 무한히 연장한다면, 어떤 궁극의 세계에 가 닿는가?
            지 않다. 이 수평성이 이 회화의 잘 통제되고 유지되는 수평적 긴장감의 요인      실존에 지친 영혼은 답을 재촉한다. 더는 견디기 어려운 격한 갈증이 상상적
            이다. 전 화면을 아우르는 하나의 전체주의적 서사는 거부된다.              추론을 독려한다. 전미선이 부단히 이끌리는, 초대가 본연인 그곳으로 따라나
                                                            서면, 우리는 전녕 인도되는가? 그렇다면 어디로 인도되는가? 여기서는 마치
            전미선의 회화는 현대적 삶을 지배하는 영혼의 결핍을 반어적으로 피력한다.        퍼즐 풀 듯 문제를 대하는 무모함 대신, 가능한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하는 것을
            그의 구성은 단지 시지각적 변주의 일환으로 그치지 않는다. 작가의 구성적        통해 이 질문을 보다 유효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
            감각은 회화의 구성적 요인들 간의 조화를 성취해내는 것을 넘어, 더 먼 곳에
            관여한다. 명백하게 장소적인 개념은 아닌 ‘그곳’에 대해서는 그의 회화에 등      그 첫째는 전미선의 탈맥락적 구성의 감각이 (다다나 네오 다다의 그것과는
            장하는 비둘기, 하늘, 바다 같은 풍경적 요인들이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비둘     정반대로) 이 고조된 혐오의 시대, 문명과 자연의 파국적인 불협화음, 이분법
            기는 평화나 ‘거룩한 영’ 곧 세속화되지 않은 구분된 영적 태도의 오래된 은유     과 적대주의로 온갖 재앙에 직면한 시대의 절실한 문제의식에 직결되어 있다
            임이 분명하다. 그 의미의 단층들은 예컨대 하트(heart) 모양에 ‘Invite You’나   는 것이고, 둘째는 바로 그 증오와 적대의 세계 한가운데서 미지의 소망의 바
            ‘사랑으로의 초대’와 같은 문장이 꼴라주된 것을 통해 유추가 가능하다. 그곳      다로 나아가는데 요구되는 미적 항해의 한 감각적 측면에 전미선의 회화가 부
            은 부조리한 이 세계 너머의 세계, 고통도 눈물도 없는 어떤 초월적인 차원으      단히 다가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79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