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전시가이드 2024년 05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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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진오 작품세계 엿보기
Heart 59x55cm 스테인리스 스틸 2024
스틸 절편들을 엮어 형상을 구성하는 지난(至難)한 작업과정,
다양하게 엮여서 일어나는 생성과 소멸 현상을 구체화시켰던 시간들,
‘볼륨과 메스’ 기성의 고민과 주저함으로 지나온 시간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현재적 의미들을 물어본다.
이 물음에 소통을 그리며 새로운 구조를 살짝 곁들여 형상화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 작가노트 -
생성과 소멸
작가는 가녀린 구리 선을 뭉쳐서 형태를 만들었다. 구리 선은 유연하고 부드
복진오 작가 러워서 원하는 대로 형상을 만들 수가 있었다. 그리고 스테인리스스틸 소재
로 갈아탄다. 표면에서 번쩍이는 빛에 반응하는 성질이나 차가운 금속성의 질
감이 구리 선보다 더 현대적인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가녀린 실 형태가
아닌, 일정한 폭을 가진 가녀린 띠 형태로 자른 금속판(그러므로 금속 띠)을
글 : 고충환(미술평론가)
소재로 하는 것인 만큼 띠 혹은 줄을 엮어서 형태를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에
얽히고설킨 관계로부터 분절된, 파편화된, 일그러진 초상 착안한 것인데, 그 방식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탄성과 함께 날카로운 표면 질
복진오는 평면이 아닌 입체로 구현한, 선을 이용해 전통적인 조각의 본질이 감을 가지고 있는 소재를 일일이 손으로 엮어서 원하는 형태를 만들 수 있게
랄 수 있는 양감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탈조각이, 선으로 나타난 회화의 되기까지 노동집약적인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주요 형식요소를 빌려오고 있다는 점에서는 회화적인 조각이 실현되고 있다
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스테인리스스틸 띠를 엮어서 사람 얼굴을 만들고, 몸통(토르소)을 만
들고, 해골을 만들고, 사물 형상을 만든다. 엮는 방식은 적어도 외적으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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