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전시가이드 2021년 07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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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독백의 끄적임에서 출발하는 일상과 주변 인물들의 묘사
이윤정의 SERENDIPITY
글 : 이주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Identical Twin_mixed media on canvas_100x80cm_2019 You & I_acrylic on panel_100×80cm_2019
이윤정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코엑스에서 있었던 ‘조형 아트 서울 2021’(PLAS 평생을 거쳐 대안적 언어로 추구한 예술적 실험과 정치적 참여, 사회운동가로
2021 CONTEMPOARY ART SHOW/2021.5.16.-5.19.)에서였다. 아크릴, 오일, 서의 면모를 조명하는 데 전시를 집중했던 점을 다시금 상기한다면, 마찬가지
혼합재료, 설치를 넘나들지만 특별히 회화에서 보이는 두터운 임파스토의 마 로 이윤정 작가의 매력적인 portrait series 외에도 작가가 현재 다양하게 실
띠에르와 무겁게 미끄러지면서 나타나는 절묘한 색혼합이 시선을 사로잡았 험 중인 예술 형태들을 언젠가 집결하여 종합적인 면모를 과시할 날이 올 것
다. 개인전이자 초대전인 공장갤러리에서의 ‘Serendipity’(2021.6.1.-6.30.)와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백희갤러리에서의 ‘Delightful Agony’(2021.5.26.-6.22.) 전시가 끝나면 미국
볼티모어의 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MICA)에서 석사과정을 밟기 ‘Identical Twin’, ‘You & I’, ‘Mask’, ‘Spiky King’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모두
위해 출국한다고 해서 서둘러 만났다. 글이 있는 배경의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붓질에 따라 웃고 우는 듯한 표정을
읽을 수도 있으나, 표정 자체가 감정의 상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는
전시마다 형태와 형식, 매체, 주제가 다양하여 이윤정 작가의 주 작업 형태 정확하지 않다. 대신 그러한 감정은 표정보다는 물감의 흐름으로 감지된다. 작
를 하나로 짚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컬럼을 위하여 작가의 por- 가는 대표적인 2점 외에 특별히 ‘Mask’와 ‘Spiky King’을 선별한 이유를 궁금
trait series를 선정한 이유는 Asger Jorn(1914-1973/덴마크)와 Karel 해하기도 하였다. ‘Identical Twin’은 음식이 풍족하여 그 소중함을 잊은 부자
Appel(1921-2006/덴마크)의 매력적인 인물들, 특별히 Jorn의 ‘The Timid (오른쪽)와 음식이 가져다주는 행복과 소중함을 아는 노동자(왼쪽)가 한 인물
Proud One’(oil on board/99.7×80.6㎝/1957), Appel의 ‘Burned Face’(oil on 안에서 서로 다른 곳을 보게 구성한 것으로, 부자, 노동자를 단편적으로 바라
canvas/325×200㎝/1961)가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Jorn의 경우 2019년 국립 본 시각이 아쉽기는 해도 행복을 인지하는 매개로 음식을 선정했다는 점에서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회화, 조각, 드로잉, 사진, 출판물, 도자, 직조 등을 선 특별히 현대인들이 공감할 만한 주제로 비튼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You
보인 바 있는데, Jorn의 회화적 표현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작가가 & I’는 헤어졌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과거 연인에 대한 것으로,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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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의 숲에서 메두사를 보라_181x227cm_oil on canvas_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