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전시가이드 2021년 07월 이북
P. 39

Mask_acrylic on linen_100×80cm_2019
                                                                             Spiky King_mixed media on panel_100x80cm_2018



                                              아크릴, 오일, 혼합재료, 설치를 넘나들지만
                                          특별히 회화에서 보이는 두터운 임파스토의 마띠에르와
                                       무겁게 미끄러지면서 나타나는 절묘한 색혼합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등을 대고 다른 곳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틀어져버린 관계를 엿볼 수 있      은 관계에 집중하면서 그 행복감을 조금씩 작업으로 전파하고자 한다고 하니
            다. ‘Mask’는 중국에 머물렀을 때 작가 자신도 모르게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   다소 극적이고 감성적이지만 이것이 작가의 본질과 잘 맞닿아 있다고 느낀다.
            주의에 순응하고 익숙해지게 되면서 그 속에서 안정감과 행복을 찾아가는 모        배민영 예술평론가는 작가의 작품평에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제목을 달았
            순된 자기 자신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Spiky King’은 뾰족한 잎의 화초를   는데, 아주 적절하고 납득된다.
            잘 돌보지 못한 미안함에 화초에 왕관까지 씌워 의인화하여 표현한 영정 그림
            이라고 하니, 기발하면서도 주변에 대한 관찰과 애정 어린 시선을 잘 느낄 수      앞으로는 혼합재료에 좀 더 탐닉하면서 회화와 입체를 연계하며 설치까지 이
            있었다. 이렇게 주제와 내용에서 발랄함과 더불어 단순함까지 느껴지는데, 이       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작가가 어디에선가 말했듯이 “나의 마음이 담
            는 어쩌면 작가 내면의 정반대 지점에 도사리고 있는 암울함과 복잡함을 숨        긴 그림은 나뿐만이 아닌 다른 관객에게도 진심을 나눠줄 수 있는 그림이 된
            기기 위한 위장의 한 형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늘 우울 속에     다. 나는 일상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새로운 환경을 탐험하며 받아들이고
            서 고통스러운 젊은 시절을 보냈고 어느 시점에서 다시 태어났다고 말하였다.       나 자신에게 기회를 주며 실질적 세상과 내면의 세상을 그림에 묘사한다.”는
            이제는 생각을 비우고 자신에 집중하며 자아를 마주하기 위하여 바닥에 화면        말은 작업을 하는 모든 이들이 지니고 있는 진심이자 바램이라고 생각한다.
            을 대고 무의식 속에서 글을 끄적거리면서 화면과의 교감을 형성해나간다고         MICA에서의 공부가 또 어떤 새로운 세계로 작가를 이끌지 기대된다.
            한다. 또한 인생에서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소중하고 선물 같


                                                                                                       37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