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전시가이드 2022년 09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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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현장
2022소리-내성천(Acrylic on canvas)150x65cm
영주 무섬마을을 흐르는 내성천. 그 곳을 가로지르는 외나무다리가 있다. 다리는 이쪽과 저쪽을 이어주는데 그것은 포용(包容)일까. 관용(寬容)일까. 삐걱 삐걱대지만 어
제도 오늘도 다리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 건너 오고가는 자에게 말을 건넨다.
2022. 9. 23 – 9. 25 인천베스트웨스턴하버파크호텔 12층, 13층
인천국제아트쇼 2022 나는 당면한 현실 문제를 넘어 크게는 시대정신(Zeitgeist)을 표현하고자 한다. 예
술가도 한 시대의 인물이요 작품도 한 시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나도 내가 사는
시공의 한계를 지니고 내 작품 또한 그러하다. 그것을 뛰어넘는 ‘영원한 작품’이라
글 : 박영조(사)인천여성비엔날레 이사장
면 그것은 또 다른 시공에 사는 사람과의 공감이요 문제의식의 공유일 것이다. 그
래서 나의 작품의 큰 틀과 방향은 ‘소리’이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요 들리는 것
소리 - 보이는 것이 아닌 그 바닥의 소리 이 다가 아니기에 보이지 않는 저 바닥의 소리를 들으려 하고 들리지 않는 저 깊은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니 보이지 않는 것이 영원할 것이라" 곳의 소리를 듣고 전하려 한다.
라는 성구를 나는 마음에 담는다. 그래서 처음 붓을 들었을 때부터 나는 사물의 보
이지 않는 것 들리지 않는 것을 보고 듣고 그 ‘소리’를 캔버스에 그리고자 하였으 봄, 여름, 가을, 겨울, 땅, 흙, 꽃과 나무, 바다, 갯벌, 연탄재, 등등. 무엇보다도 우리
니 내가 작품을 하는 자세이다. 그 소재는 우리들 일상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람의 삶의 현실 그 모든 것이 내 작품의 소재이고 그것이 주는 ‘소리’를 들으려
일들이다. 그러다보니 매우 시사성이 높은 작품을 창작하였고 민중미술에 천착하 고 한다. 그 소리는 무엇일까? 존재 그 자체일까? 원형, 본질, 근원 일까? 물론 그 ‘
여 왔다. 5.18 기념 거리전을 비롯하여 일본군 위안부와 조선의 소녀들, 416 세월 소리’는 보는 자마다 듣는 자마다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다른 소리가
호 전시회 그리고 친애하는 동·식물 등등 매우 다채롭다. 그렇다고 어느 한 진영을 작가인 나의 작가의식과 공감하고 작품을 공유할진대 그 소리를 나는 작품을 보는
대변하는 이념이나 진영논리에는 비껴 서있다.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다. 어느 해 관람자들의 몫으로 내어주려 한다.
인가 나의 작품이 인천지방경찰청 갤러리에 전시되었는데 그 작품들을 보았던 독
일의 선교신학자 테오 순더마이어 교수가 나의 작품을 감상 한 후 “잡혀가지 않게 현재 나는 (사)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대부분 비구상 화
조심하세요” 라고 조크를 했다. 법의 여성작가들 사이에서 사실주의 화법으로 작품 활동을 한다. 그래서인지 유
난히 선이 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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