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전시가이드 2024년 07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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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마감-매월15일   E -mail : cr ar t1004@hanmail.ne t  문의 0 10-6313- 2 7 4 7 (이문자 편집장)
                                                           접수마감-매월15일  E-mail :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생태계 (Ecological System)  120호F  캔버스에 유화







            태계라는 군락에 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나의 정체성 확립을 강요받고 있다.        떼를 쓰다 - 지금 우리 시대는 슬프고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를 밝고 가벼운
            나는 토끼풀 군락과 인간 사회의 공통점을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은유적으         색채로 재미있고 예쁘게 그려야만 한다. 그래야만 생존할 수 있다. 왜냐하면
            로 표현해 봤다.                                       지금은 감성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감성적인 시각을 위해서는 순간적인 느낌
                                                            에 충실해야 하며 즉흥적, 비연속적, 비분석적, 비논리적, 비 양식적이어야 한
            떼어 내다 - 우리는 결과 중심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 과정은 부산물 취급      다. 지금 우리 시대는 마치 우리의 미각이 가공 식품에 길들여진 것처럼 이
            을 받을 뿐이다. 생물들이 살아 있을 때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던 것들이 상     런 논리에 의해 탈색된 이미지와 이를 바라보는 길들여진 가공 시각만이 존
            품화될 때는 부산물 취급을 받는다. 나는 나를 사회화 할 때 나에게서 상품화      재한다. 모든 가치가 바코드화 되고 흉기화 된 문명 속에서 살고 있으며 질
            할 수 있는 것만 떼어내어 정체성화 해야만 한다. 그런 이유로 나는 토끼풀 꽃     이 없는 양을 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시대이념이라
            을 탈색된 흰색처럼 표현했고 그 중에서 줄기와 잎은 빼고 토끼풀 꽃만 따로       떼를 쓰고 있다.
            떼어내어 상품화했다.
                                                            팝아트 화가들이 표현한 비개성화 된 인간 이미지가 결국은 새로운 인간상
            떼를 짓다 - 떼어낸 꽃그림은 다시 여러 개의 작은 그림들로 군락 짓게 했다.     을 정립하기 위한 노력인 것처럼, 나는 토끼풀 군락 그림을 통해서 상품화
            나의 상품화된 토끼풀 꽃 모음 그림들은 내 자신의 표면적 정체성, 이념, 사      될 수 있는 것들만이 가치가 인정받는 결과 중심주의사회가 아닌 그 노력과
            상, 종교, 권력, 경제적 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체성    과정이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생태계이기를 소망해 본
            의 범주에서 안주하는 것만큼이나 동시에 우리의 자유를 상실한다. 떼어내고        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순수한 인간성을 회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남은 그림은 마치 추수가 끝난 황량한 대지 같고, 나는 그 그림을 더 사랑한다.    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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